“남조선판 매카시즘 선풍”…보수매체도 비난

최근 통합진보당 경선부정 파문이 종북 논란으로까지 확산되면서 ‘주사파’의 주축인 NL(민족해방) 계열의 진보세력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자 북한이 ‘색깔론’ 역공세를 펴고 있다.

북한은 21일 국내에서 일고 있는 종북 논란에 대해 ‘미국의 검은 손이 일으키는 남조선판 매카시즘 선풍’이라며 통합진보당 구당권파에 쏠린 비난의 초점을 미국으로 돌리려고 시도했다.

북한의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논평에서 “남조선에서의 ‘종북좌파’ 소동은 철두철미 미국의 검은 손에 의한 것”이라며 “남조선 인사에 대한 비열한 음모자료의 작성자도 미국이고 그 발산지도 미국이며 현재 진행되는 모든 작전도 미 중앙정보국(CIA)의 지령에 따라 실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조선의 검찰, 경찰, 언론 등 모든 권력을 다 쥐고 정보정치를 하는 미국에 있어 진보운동진영을 분열와해시키기 위한 공작 같은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며 “미국은 12월 대선에서 저들에게 충실한 친미 주구를 들여앉히려고 통합진보당 사태를 일으키고 그를 빌미로 진보세력에 대한 ‘색깔론’ 작전을 추진하고 있다”고 미국을 겨냥했다.

이 매체는 이날 다른 글에서는 “통진당을 비롯한 진보세력을 ‘종북’세력으로 몰아가기 위한 작전에는 미국의 지령 밑에 모든 보수세력이 총동원되고 있다”며 “이는 앞으로 있게 될 대선에 진보세력이 진출하지 못하게 하는 동시에 야권연대를 결정적으로 파괴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반미공세와 함께 북한은 일부 언론을 ‘진보세력 말살의 돌격나팔수’라고 비난하며 보수계열 의 언론 공격에도 나섰다.

통진당 경선부정 사건이 마치 보수매체가 만들어 낸 ‘여론공작’인 것처럼 이번 통진당 사태를 보수 대 진보의 이념 갈등으로 묘사했다.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18일 ‘진보세력 말살의 돌격나팔수, 극우보수언론’이란 제목의 논평에서 “조선일보는 남조선 진보인사들에 대해 ‘종북좌파’니 ‘주사파’니 ‘북의 지령’을 받은 사람들이니 하는 모략적 기사를 내보냈다”며 “심지어 진보정당의 핵심성원들을 공화국과 억지로 결부시키며 그들을 정치적으로, 도덕적으로 매장하기 위한 언어테러행위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매체는 “보수패당은 조·중·동을 비롯한 극우보수 매문지들을 이용해 ‘색깔론’을 조성함으로써 야당들 사이에 갈등을 조성하려 한다”며 “보수언론의 기사들로 하여 민족의 화해와 단합, 연북통일을 지향하고 99%의 생존과 권리, 민주주의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이적분자’ ‘빨갱이’로 몰려 탄압당하게 됐다”고 목청을 높였다.

북한이 이처럼 최근 통진당 사태에 대해 ‘미국의 개입’ ‘보수세력의 총공세’ 등으로 ‘물타기’ 하려는 시도를 두고 일각에서는 과거 ‘통일운동’ 세력을 보호하고 이들이 여전히 통진당 내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상투적인 선동공세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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