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관람객 수백명 조직위 사무실 점거

황금연휴 이틀째인 27일 개장이후 최대 인파가 몰리면서 박람회장 곳곳에서 대규모 환불소동이 빚어졌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개장 이후 처음으로 경찰력까지 동원됐다.



박람회 조직위에 따르면 스마트폰 앱이나 인터넷을 통한 주요 8개 전시관에 대한 사전예약(30%)분을 뺀 나머지 70% 예약이 오전 8시부터 85대의 현장예매기기(미디어 키오스키)를 통해 이뤄졌으나 불과 1시간도 안돼 예약이 완료되면서 관람객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대전에서 온 김모(44)씨는 "새벽밥을 먹어 가며 기차로 오전 9시에 도착했는데 이미 아쿠아리움과 한국관 등 잔뜩 기대했던 전시관은 모두 연장예약이 만료돼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현장예약이 조기 매진되자 박람회장 곳곳에서는 엑스포 운영요원들에게 항의하는 사례가 빗발쳤고, 박람회장 인근 조직위 사무실에는 200-300명의 성난 관람객들이 몰려와 책임자 사과와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



관람객들은 조직위 1층 로비와 사무실, 2층 회의실 등을 사실상 점거한 채 책임자의 해명과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창원에서 온 윤모(52)씨는 "'오전 9시까지 오면 아쿠아리움을 예약할 수 있다'더니 정작 박람회장에 도착해 보니 10분도 안돼 전 시간대가 마감돼 구경도 못하고 돌아가게 됐다"며 "이건 사기"라고 격분했다.



부산시민 성모(49)씨는 "오전 7시5분에 현장에 도착했는데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며 "전산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함에도 계속 입장시킨 것이 원초적 잘못임에도 책임자는 대책을 요구하는 소리에 귀를 닫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온 이모(48)씨는 "현장 예약이 모두 끝난 줄 알았다면 입장을 신중하게 고민했을텐데 어떠한 안내도 없어 분통터진다"며 "KTX 시간에 쫓겨 오후 6시 이후 자유 입장도 쉽지 않은 상황인데 아이들과 약속한 전시관들을 모두 볼 수 없다는 생각이 속상하다"고 말했다.

한 관람객은 "이럴거면 차라리 예약시스템을 없애고 그냥 기다리다 보는, 전면 선착순이 나을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관람객 환불소동은 개막 후 첫 휴일인 지난 13일 등 관람객이 5만명을 넘은 날에 간헐적으로 발생하긴 했지만 수백명이 한꺼번에 항의하는 환불사태는 이번이 처음이다.

상황이 험악해지자 경찰은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 현장에 1차로 30여명의 경찰력을 긴급 투입하고, 필요할 경우 추가 경력을 투입할 방침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사전 예약과 현장예매가 마감됐더라도 나머지 72개 전시관은 줄을 서서 관람할 수 있고, 예약제인 8개 전시관도 오후 6시 이후에는 자유관람이 가능함에도 격앙된 관람객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긴급히 대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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