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까지 영향권 아래 두겠다, 대북강경노선에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

현직 미 대사인 캐슬린 스티븐스씨가 신년벽두인 3일 ‘백범기념관’을 방문했다. 이번 방문이 현직 미 대사로서는 처음이라고 한다.

▲ 스티븐스 주한미국대사 백범기념관 방문 (서울=연합뉴스) 조보희 기자 = 캐슬린 스티븐스(왼쪽에서 두번째) 주한 미국대사가 3일 오후 효창동 백범기념관을 방문해 김신(오른쪽에서 두번째) 관장으로부터 김구선생의 친필휘호 사본을 선물받고 있다. 양쪽 끝은 김구선생의 손녀인 김미(오른쪽), 김호연(왼쪽) 김구재단이사장 부부.


이를 지켜본 필자는 친일반민족행위자들과 이에 동조하는 자들이 판을 치는 이 마당에, 미국의 외교관이 우리 조국의 백범 김구선생의 항일투쟁을 위해 쓴 책 <백범일지>를 감명 깊게 읽었다’는 말에 ‘김구는 살인자’라는 기억이 교차되어, “자국의 역사인식이 미 대사보다도 못한 그런 인간들이 한민족인가?”하는 분노가 먼저 들었다.

더구나 일제패망 후 미 정보기관이 백범에게 블랙 타이거(Black Tiger·사나운 호랑이)란 별명을 붙이고 반드시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리스트에 올려놓았던 지난 날 과오에 대해 미측이 사과하는 의미로 받아 들여야 하는지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대사는 자국의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다. 공무원이 돌출행동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스티븐스 미 대사가 "나는 2년전 `김구포럼에서의 토론을 즐겼고, 그 경험은 한국 역사에서 매우 중요하고 도전적인 시대를 배우는데 많은 통찰력을 가져다 주었다."고 말했지만, 그의 이번 행보는 중차대한 의미를 담고 있는 게 분명하다.

북한까지 미국의 영향권 아래 두겠다는 발상과 이명박 정권의 대북강경노선에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

▲ 사진은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에 보관돼 있던 백범 암살 관련 보고서.    
[사진설명=백범 김구(白凡 金九) 선생의 암살범인 안두희(安斗熙·96년 사망)가 미군 방첩대(CIC)의 정보원이자 요원으로 활동했으며 우익 청년단체인 백의사(白衣社)의 특공대원이었던 사실이 밝혀졌다. 이로써 미국이 백범 암살에 개입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짙어지는 한편, 백의사의 단장인 염동진(본명 염응택)이 이를 직접 지시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 장덕수와 여운형을 암살한 범인들도 백의사일 것이라는 자료도 나왔다.

국사편찬위원회는 국외사료 조사작업의 일환으로 미국에 파견한 정병준 방선주 박사가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 보관된 문서철에서 ‘김구-암살에 관한 배후 정보(Kim Koo-Background Information Concerning Assassination)’라는 제목의 문서를 발견했다고 4일 밝혔다.

이 문서는 1948년 12월까지 남한 주둔 CIC 파견대에서 근무한 조지 E 실리 소령이 1949년 6월 백범 암살 직후 본국에서 작성해 미국 육군정보국에 제출한 A4용지 5장 분량의 보고서로 비밀등급 3급, 신뢰도 A2를 책정받은 최상급 신뢰도의 문건이다. (이상 동아기사 참조) ]


안두희의 김구 선생 암살에 깊이 개입했다고 볼 수 있는 미국이 오바마 대통령 당선 이후 미 대사를 시켜 백범기념관을 찾았다는 것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노선으로는 미국의 대 한반도전략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해 볼 수가 있다.


중국은 지난 해 올림픽을 계기로 ‘중화. 팽창주의’로 돌아 섰다는 게 국제정세이다. 더구나 중국은 한국과는 선린우호관계를 지속시키는 한편, 틈틈이 북한을 겨냥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일본과도 예전과는 달리 친숙한 외교력을 펼치고 있는 모양새다.
즉, 미국의 대북친화외교에 더 이상 관망하지 않겠다는 게 중국의 속사정이다.

미국은 미국대로 중국의 팽창주의에 경계를 바짝 조여대며 한반도 내에서의 이명박 정권의 한계를 뚫어보았고 이명박 정권의 한계를 남한의 민족주의자를 끌어안음으로서 북한에게 보다 더 친숙함을 보태어 한반도를 자기들 품에 안으려는 묘책을 찾아낸 것이다.
즉, 북한까지 미국의 영향권 아래에 두겠다는 발상이다.

그런데 미제국주의자들은 이명박 정부가 이러한 미국의 대북노선에 정면으로 찬물을 끼얹는 행태를 하고 있다고 판단, 더 이상 지켜만 보지 않겠다는 것으로, 이명박 보다는 국제정세에 밝은 북한의 김정일과 더 가까워지려는 제스처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북한 ‘핵’과 중국을 겨냥해서이다. 지금까지 미국이 보유한, 아니 전 세계가 가지고 있는 핵폭탄의 성능을 훨씬 능가할 것으로 풀이된 북한의 ‘핵’ 때문이고, 중국의 중화주의 또는 팽창주의를 겨냥하기 위해서이다. 엄청난 위력을 가진 북한의 핵을 미국이 껴안음으로써 세계를 계속 지배해 보겠다는 야심에서다.

이러한 판국에 이명박 정권은 미국으로선 골머리를 썩을 수밖에 없고 자꾸만 일본식 ‘저팬내셔날리즘’으로 향하고 있는 자칭 우파들의 행태에 단단히 화가 난 꼴이다. 국제법과 남북기본합의를 깡그리 깨부수고 탈북자들이 대북삐라를 날리는 데 동조하며, 과거 부산물인 이데올리기 이념을 부활하고 썩은 고기를 찾아 나선 하이에나처럼 분간을 못하는 이명박 정권의 대북강경노선에 대한 전면적이고도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즉, 6·15,10·4 남북공동선언과 남북기본합의서를 즉각 이행하고 북한과 친하게 지내라는 뜻이다.

이명박 정권은, 미국을 따르자니 친정(일본)?이 울게 생겼고, 조국의 독립과 지구상 강국을 건설하기 위해 죽음으로서 독립투쟁을 벌인 애국지사를 ‘깡패 테러리스트 살인자...’등으로 매도하는 자들을 옹호해주는 인상과 그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자기들만의 식(나라)으로 만들어 가고자 했었던 일련의 과정들이 물거품이 되게 생겼고, 북한과 친하게 지내자니 그동안 1년여 간 대북강경노선에 대한 처참한 패배를 자인하는 꼴이 될 것은 분명하다. 이래저래 ‘낙동강 오리알 신세, 가다가 삼천포로 빠질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단정 지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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