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로 침체한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지난달 현대·기아차가 높은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자동차협회(ACEA)는 5월 유럽연합(EU) 자동차 판매량이 8.7% 감소한 110만6845대로 집계됐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유럽 자동차 산업은 경제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유럽 최대 자동차 제조사인 폴크스바겐그룹은 5월 자동차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 줄었다.

지난해에는 28만8701대를 판매했지만, 올해는 27만2157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푸조·시트로앵 그룹과 르노 그룹도 판매가 각각 19.5%와 13.1% 감소하며 비상이 걸렸다. 고급차업체인 BMW와 벤츠도 판매가 각각 5.9%와 6.1% 줄어든 7만504대, 5만7977대로 집계됐다.

미국 자동차 회사들도 유럽 시장에서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GM과 포드는 유럽 시장에서 각각 8.4%와 12.8% 감소한 9만8873대와 8만4393대를 판매했다.

일본 차 업체인 도요타와 혼다는 판매가 12.5%, 12.7% 늘었지만, 지난해 대지진의 영향으로 판매가 줄었던 점이 반영된 수치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높은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5월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 늘어난 3만4448대의 차를 판매했다.

기아차는 무려 29.9% 늘어난 3만556대를 팔았다. 점유율은 현대차가 2.7%에서 3.1%로, 기아차는 1.9%에서 2.8%로 높아졌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유럽 전략형 모델들의 판매가 계속 호조를 보이고 있다”면서 “브랜드 인지도가 계속 높아지는 것도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