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100일(6월22일)을 맞아 한ㆍ미 FTA 및 한ㆍ유럽연합(EU) FTA의 활용성과를 점검한 결과 "두 나라와의 FTA가 유럽 재정위기 등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한·미 FTA 발효로 우리의 대미 수출은 비약적인 성장이 예고되고 있다.

또 "수입과 수출, 투자, 소비자 가격 등 주요 지표에서 우리 경제에 긍정적 효과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우선 수출 측면에서는 FTA 혜택 품목에서 높은 수출 증가세를 나타냈다.

한ㆍ미 FTA 발효 이후 최근까지 대(對) 세계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2.5% 감소했지만 대 미 수출은 8.4% 증가했다.

특히 자동차 부품과 석유제품 등 FTA 혜택 품목군은 16.8%나 증가해 대미 수출증대에 크게 기여했다.

가정용 침구류(20.9%) 등 고관세 섬유제품을 중심으로 중국산 제품을 대체했고, 밀폐용기(12.5%)는 중국에 이어 시장점유 2위로 뛰어올랐다.

반면, 대 EU 수출은 FTA 발효 이후 12.1% 감소했다.
유럽 재정위기의 여파로 선박수출 등에서 발주량이 크게 감소(-47.3%)한 원인이 컸다.

그럼에도 자동차, 자동차부품, 석유제품 등 FTA 혜택 품목군은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20.2%나 급증했다.

수요 가격탄성력이 큰 폴리에스테르(관세 4%)는 이탈리아에서 한국산 점유율이 3위에서 1위로 올라섰고, 벨기에에서는 수입시장의 80%를 점유했다.

수입 측면을 보면, 대 미 수입은 전년동기대비 6.3% 줄었지만 FTA 혜택품목의 증가(4.2%)가 비혜택품목의 감소(-15.1%)를 일정부분 상쇄했다.

FTA 협정관세를 적용받는 사료(26%), 오렌지(34.8%), 호두(86.2%), 아몬드(69.8%) 등 식료품의 수입이 비교적 큰 폭으로 증가했다.

대 EU 수입은 전년동기대비 13.5% 증가했지만 미국에 비해 FTA 혜택품목과 비혜택품목 간 차이가 크지 않았다.

혜택품목 중에서는 EU산으로 거래선을 다변화한 원유(0→15억8000만달러) 및 석유제품(106.2%)의 증가폭이 컸다.

가방(35%), 신발(31%), 시계(51.1%), 화장품(10.2%) 등 소비재의 수입도 늘었다.

비혜택품목은 FTA와는 무관하게 무관세를 적용받는 컴퓨터(27.8%) 및 무선통신기기(14.6%)의 수입이 증가했다.

FTA 수출입 활용률도 정부의 다양한 활용지원 노력에 힘입어 다른 나라와의 FTA보다 높은 편을 나타냈다.

한·미 FTA의 수출 활용률은 59.2%로 발효 기간대비 매우 높은 수준을 보였다. 수입 활용률도 51.4%로 FTA 발효 이후 꾸준히 증가했다.

한ㆍEU FTA의 경우 인증수출자 지정 조기완료 등으로 수출 활용률은 79.8%에 달했다. 수입 활용률도 57.3%로 안정적으로 늘었다.

투자유치와 관련해선 미국이나 EU로부터 공장설립 등 그린필드형 투자가 증가한 것이 특징이다.

FTA 효과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일정 부분에선 FTA 발효가 투자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정부는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한·미 FTA 발효 이후 5월 말까지 외국인 투자유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1% 급증했다. EU로부터의 외국인 투자유치도 35% 증가했으며, 특히 신규투자가 225%나 늘었다.
FTA 관련 주요 소비재 가격도 대부분 하락했다.

정부가 조사한 한·미 FTA 관련 13개 품목 가운데 오렌지, 체리, 아몬드 등 9개 품목의 가격이 내렸다. 한ㆍEU 품목 중에서도 전기다리미 등 6개 품목의 가격이 떨어졌다.

앞서 정부는 한ㆍ미 FTA 및 한ㆍEU FTA의 효과를 기업 및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도록 관세청과 중소기업청 등 관계부처를 중심으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지난 4월 김동연 기획재정부 제2차관 주재로 관계부처 실장급 및 관계기관 부기관장이 참여하는 'FTA 활용지원 정책협의회' 출범 이후 10차례의 회의를 통해 분야별로 세부 방안을 마련해 실행 중이다.

이에 따라
△FTA 관세인하를 활용한 수출증대
△원산지 기준 충족을 위한 부품 소재 수입선 전환
△협력업체 간 FTA 원산지 관리 협력
△ FTA 이점을 활용한 부품 소싱 수주
△FTA 허브이점을 활용한 글로벌 기업 투자 유치 등 FTA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 및 성공 사례가 기업 등에서 다수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IMF는 올해 하반기 한국경제가 한·EU 및 한·미 FTA에 힘입어 완만하게 성장세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며 "경쟁상대국들도 우리의 적극적인 FTA 추진이 경쟁력 강화를 가져올 것으로 평가하며 위기감을 표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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