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린푸드·CJ프레스웨이·신세계푸드, 2분기 호실적

대기업의 식자재유통업이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일감 몰아주기 효과’ 의혹이 일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린푸드, CJ프레시웨이, 신세계푸드 등 대기업 계열 식자재 유통 업체가 2분기에 매출과 영업이익을 늘리며 호실적을 이어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실적이 최근 논란이 된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일감몰아주기 의혹은 8일 SK그룹 7개 계열사가 SK C&C에 모구 1조원이 넘는 일감을 부당하게 몰아주다 대규모 과징금 처분을 받는 등 부당한 내부거래가 밝혀진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2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93.4% 증가한 2천746억원, 영업이익은 30.9% 늘어난 199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1분기 3사 중 가장 높은 증감률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푸드와 CJ프레시웨이의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플러스 성장이 예상된다.
신세계푸드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익은 각각 2천27억원, 125억원으로 9.6%, 9.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CJ프레시웨이 역시 2분기 매출액은 22% 증가한 4천121억원, 영업익은 18.2% 늘어난 65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그린푸드와 신세계푸드는 급식부문, CJ프레시웨이는 식자재부문의 호조에 힘입어 이같은 실적을 거뒀다.

현대그린푸드의 경우 2분기 급식 부문 매출이 12.9% 증가한 1천239억원, 신세계푸드는 5% 증가한 749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급식부문 매출의 상당부분을 그룹 관계사에 의존하고 있어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현대그린푸드의 경우 매출의 45%를 범현대가의 급식 사업에서 거두고 있고, 신세계푸드도 단체급식 매출의 30%를 계열사를 통해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J프레시웨이는 2분기 식자재 매출이 3천704억원으로 22.8% 늘어날 전망이다.

또 고추장, 된장 등 식자재유통사업을 하는 프레시원을 통해 2분기 665억원의 매출을 거둬 지난해 보다 199.5%나 성장하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프레시원은 전국 주요 거점의 식자재 유통 중소업체를 통합한 대형유통센터로 CJ프레시웨이가 2009년부터 프레시원광주, 프레시원중부 등 4곳에 각각 10~20% 지분투자를 형태로 참여했다.

프레시원은 대량 생산을 통한 원가절감으로 기존의 중소업체들을 가격경쟁력에서 월등히 앞서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로 인해 대기업이 중소상공인의 밥그릇을 차지하고 나섰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대기업들이 식자재 유통업 진출이 늘고 있는 이유는 이 업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비유되며 초고속 성장세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명 ‘그레이마켓’이라 불리던 기존 시장은 사실 관행처럼 여겨진 세금관련 회피 문제, 거래의 불확실성, 식품 유통·보관 상 위생문제 등에서 평이 좋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시장 자체가 크기 때문에 증권가를 중심으로 오래전부터 대기업이 진출하지 않은 몇 안되는 황금시장이라는 것이 공공연히 떠돌았고, 시장에 진출한 기업들이 빠르게 매출을 신장시키고 있는 것이 대기업들의 유입 이유”라고 설명했다.

농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식자재 시장은 맞벌이 가구 증가 등 인구구조의 변화와 편의성을 추구하는 식품소비 트렌드 등으로 인해 급격히 성장하는 추세다.

국내 식자재 시장은 2010년 기준 86조1천억원에 이르고, 2005년 이후 연평균 10% 이상의 큰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2010년 시장규모를 기준으로 할 때 외식업체, 단체급식, 식품 제조업체 등의 기업들과 거래되는 B2B시장은 27.8%(23조9천억원)이고, 신선편이식품 등과 같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거래되는 B2C시장은 72.2%(62조2천억원)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식자재 유통시장은 미래 성장가치가 큰 시장이다. 외식시장이 산업화, 선진화되고 있고 이에 따른 수요로 대기업의 진출을 막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기존 중소상인들의 마찰이 불가피 해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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