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과의 대담 형식으로 집필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19일 발간한 저서 ‘안철수의 생각-우리가 원하는 대한민국의 미래 지도’에서 대기업 집단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 원장은 최근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논란’에 대해 “소수가 특권을 갖고 시장을 독점하고 좌우하는 게 아니라 국민들 누구나 경제 주체로서 공정한 기회를 보장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체적인 경제 수준으로 따지면 옛날보다 모두가 행복해야 하는데, 양극화로 인해 상대적 빈곤감이 더 심해졌다”며 “재벌기업에 경제력이 집중되면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노동자, 농민 등 상대적 약자들이 희망을 갖기 힘든 경제구조가 됐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그러면서 “재벌 개혁을 통해 대기업의 특혜를 폐지하고 중소기업을 중점 육성하는 경제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벌 해체’ 주장에 대해서는 “과도하게 근본적인 접근으로는 세상을 바꾸기 어렵다”면서 “점진적인 변화가 실제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반대의견을 내놨다.

안 원장은 구체적인 대기업 집단 개혁 방안에 대해 “재벌 외부와 내부의 두가지 방향에서 접근하되, 재벌의 확장과 이에 따른 시장 왜곡을 바로잡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외부적 접근’에 대해서는 “불공정거래, 편법상속과 증여, 중소기업의 기술인력 빼가기 등 위법행위를 철저히 막는 것”이라고 했고, ‘내부적 접근’에 대해서는 “지나친 주주 중심에서 이해 관계자 중심주의로 전환이 이뤄져야 하고, 기업의 지배구조 재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특히 대기업 집단의 모임인 전국경제인연합회을 강하게 비판했다.

안 원장은 “우리가 일본을 따라 전경련을 만들었고, 이런 단체가 개발 시대에 일정한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금은 단순한 이익단체에서 벗어나 새로운 역할을 고민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기 회사에 노동조합조차 허용하지 않는 기업이 ‘재벌조합’격인 전경련에 속해 활동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며 “전경련이 공동체의 이익에 기여한다면 ‘해체’ 얘기도 안나올 것이고, 우리나라 재벌에 대한 인식도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19일 발간된 ‘안철수의 생각’은 경향신문과 국민일보에서 기자생활을 했던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 스쿨 대학원 교수와의 대담 형식으로 집필됐다.

안 원장은 이 책에서 정치 참여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문제·공교육의 붕괴와 학교폭력·언론사 파업·강정마을 사태 등 사회 쟁점에 대한 견해, 복지와 정의와 평화를 바탕으로 쌓아올린 대한민국의 비전과 통찰, 그리고 미래의 주인공인 청소년들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