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겉으로는 무덤덤한 반응이었다. 이상일 캠프 대변인은 “캠프에서는 코멘트할 것이 없다”고만 말했다.
최경환 총괄본부장도 “다 어느 정도 예측을 했던 사안 아니냐. 우리야 어떤 경우라도 대비해서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언급했다.
박 전 위원장이 이날 부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안철수 저서 출간’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 캠프 인사들이 불필요한 언급을 할 필요는 없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최 본부장은 “책을 한번 읽어보겠다”면서 내심 관심을 보였다.
캠프와 밀접한 한 인사는 “안철수 형식의 대선출마로 봐야할 것”이라면서 “여전히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면서 민주당에 자신은 당으로 들어갈 생각이 없으니 자신을 야권의 대선후보로 지지해달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본다”고 해석했다.
이 인사는 “친박에서는 안 원장을 상수로 봐야 한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홍사덕 공동 선대위원장은 안 원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홍 공동 위원장은 “한쪽 발을 살짝 들고 앞으로 나간다, 뒤로 물서설거다 그러는 거와 똑같다. 명확한 의사 표시도 아니고”라며 “세계 10위권의 준(準)경제대국이라는 점과 격동하는 세계ㆍ동북아 정세를 생각할 적에 책 한권 달랑 들고 나와서 대통령을 하겠다는 것은 무례도 이만저만 무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 공동 위원장은 “이벤트가 워낙 남자답지 못한 탓인지, 범야권에서 먼저 싫증을 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캠프에서는 공보라인을 중심으로 안 원장의 책을 최대한 빨리 입수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박 전 위원장에 이어 지지율 2위를 달리는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만큼, 안 원장이 각 분야에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 지를 캠프 차원에서 파악하는 것이 대선 전략상 중요하기 때문이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대형서점에 책 구매를 문의했지만, 20일이 돼야 살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안 원장측이 이날 기자들에게 저서를 배포 중이던 국회까지 찾아가 한 권을 ‘입수’한 뒤 이를 복사해 캠프에 돌리기도 했다.
신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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