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위 진통..`강기갑 꼼수' 발언 놓고 신ㆍ구 당권파 설전

통합진보당은 25일 오후 2시 백범기념관에서 중앙위원회를 열었으나 9시간 동안 회의하며 안건조차 확정하지 못하는 극심한 진통을 겪었다.
신ㆍ구당권파는 회의 시작부터 충돌했다.

중앙위의장인 신당권파의 강기갑 대표가 중앙위원 성원에 이석기ㆍ김재연 의원을 포함시키지 않은 게 발단이었다.

구당권파의 오병윤 의원은 "의총에서 제명돼야 제명이 확정되는 것이다.
이들 의원의 당원자격이 정지되지 않았다"고 주장하자,

신당권파의 천호선 최고위원은 "당기위에서 제명을 결정했다는 것은 당원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의미"라고 맞섰다.

성원 문제를 둘러싼 공방이 길어지자 강 대표는 정회를 선언했고, 회의 시작 이후 2시간이 지난 오후 4시가 돼서야 정식으로 개의했다
.
그러나 이번에는 현장발의 안건과 회순이 문제였다.

구당권파는 비례대표 진상조사 보고서 폐기를 핵심으로 하는 진상조사 후속조치 안건 등 6개 안건을 현장발의한 뒤 이들을 우선처리하자고 주장했으나 신당권파는 이들 안건이 현장발의 요건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구당권파의 이상규 의원이 강 대표의 회의 진행에 문제를 제기하며 "꼼수에 다름 아니다. (회의를) 지연시키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자, 강 대표가 격분했다.

강 대표는 "여기가 어딘데 당대표에게 꼼수라는 발언을 하나. (개인적으로는) 진상조사에 관한 안건도 일체 넣고 싶지 않다"며 "꼼수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회의가 진행되겠나. 사과하라"고 몰아붙였다.

이 과정에서 구당권파는 "의장 마음대로 (안건을) 넣고 뺄 수 없다", "의장이 원활하게 회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소리쳤고,

신당권파는 "대표 말을 들어라", "당대표에게 꼼수라고 말한 게 잘한 건가"라고 받아쳤다.

9시간 넘게 회의를 진행하며 6차례 정회했고, 결국 오후 11시께 산회했다.

회의에 앞서 행사장 앞에는 구당권파 당원들이 이석기 김재연 의원의 제명에 반대하며 피켓시위를 했고, 입구에 드러눕기도 했다.

한편 통합진보당은 26일 예정대로 의총을 열어 두 의원 제명을 결정한다.

특히 지난 23일 의총에서 제명 표결에 제동을 건 중립성향의 김제남 의원이 어떤 입장을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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