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호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사람이 사랑이다’가 출간되었다. 첫 시집 ‘나의 배후는 너다’를 펴낸 지 3년만이다. 시인은 1974년 울진군 제동중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기 시작하여 1989년 전교조 결성에 앞장섰다가 해직될 때까지 서울 신일 중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쳤다. 


이후 전교조가 합법화되어 10년 만에 선린인터넷 고등학교에 복직한 그는 2008년 진보정치 운동을 안타까워한 나머지 민주노동당 비대위 활동을 수락하여, 33년의 교사 생활을 접기도 했다. 

 두 차례의 옥살이와 수년간의 수배생활이 보여주듯이 그는 사람에 대한 사랑과 신념을 꺾지 않은 채 늘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섰고 그것은 고난과 시련의 길이었다.

이번 시집도 예외는 아니다. 공교롭게도 시인은 자신의 두 번째 시집을 준비하던 중에 경찰에 끌려가 유치장에 갇혔다. 화재사고로 한 순간에 가족을 잃은 용산4가 철거민들과 함께하던 중에 발생한 일이었다. 

그는 고난과 시련의 결과물로서의 시가 아니라, 이제는 차라리 “고발이나 폭로”이어야 할 시를 생각한다. 어쩌면 시야말로 “내일 닥칠 일을 오늘 알려주는 일이거나 저항의 몸부림”이라는 것이다. “가끔은 위로나 눈물이라고도 생각했고 그래서 꽃이고 햇살이고, 작은 풀잎, 부는 바람”이기도 했던 시인의 시는 때로는 “깊은 계곡 물소리”였다가 “계곡 그 자체”였던 것이다. 

그리하여 시인은 시야말로 “사람이고 사랑이었습니다”라고 되뇌인다. 용산화재참사로 목숨을 잃은 철거민들과 그의 유족, 그리고 쌍용차 파업사태로 고통 받은 사람들에게 시인은 시를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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