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홍보콘텐츠과 황인호 사무관
황인호 사무관이 본인이 일하는 자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인호 사무관이 본인이 일하는 자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새로운 곳에서의 새로운 업무가 만만치는 않지만 소명의식을 갖고 열심히 적응 중이다.

올해나이 47세. 적지 않은 나이에 잘 다니던 국내최대 광고회사를 그만뒀다.

전혀 다른 곳에서 일을 한다는 두려움이 없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해오던 일의 연장선상에 있었기에 새로운 도전을 감행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홍보콘텐츠과에서 일하고 있는 황인호 사무관의 얘기다.

“동기들과 비교해 비교적 늦은 나이였기 때문에(실제로 이번 민간경력자 5급 일괄채용시험 최종 합격자의 평균나이는 37세다) 스스로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최종 면접시험이었는데 제가 지금까지 살아왔던 삶을 되돌아보면서 준비했더니 그 결과가 합격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8개월간의 긴 여정을 마친 그의 소감이다.

 2010년 서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의 종합적인 홍보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실사 프로그램 PM을 진행하면서 정책홍보에 대한 중요성을 피부로 실감한 황 사무관은 민간경력자 채용공고를 보고 제 2의 인생을 결심했다고 한다.

현업에 배치된 지 두달째, 지금 그는 정책과 관련한 홍보메시지를 개발하고, 홍보콘텐츠의 확산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리 긴 시간은 아니지만 많은 동료와 선배들을 통해 공무원으로서의 자기 업무에 대한 사명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하는 황인호 사무관. 아직은 공직새내기이기 때문에 조직과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며 사람좋은 미소를 지어보이는 그는 앞으로 홍보콘텐츠의 다양화와 체계화를 위한 업무를 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동료와 함께 담소를 나누고 있는 황인호 사무관. 동료와 함께 담소를 나누는 즐거움은 회사생활의 또 다른 활력소다.
동료와 함께 담소를 나누고 있는 황인호 사무관. 동료와의 담소는 공직생활의 또 다른 활력소다.

또 이를 위해 무엇보다도 업무에 있어서의 적극성과 시간관리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기회가 된다면 민간기업에서의 주재원 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문화홍보원에서 해외 홍보업무를 해보고 싶다는 훗날의 계획도 함께 덧붙였다. 
◆ 외교통상부 유럽국 유라시아과 박혜자 2등 서기관


외교통상부 유럽국 유라시아과에 근무 중인 박혜자 2등 서기관.
외교통상부 유럽국 유라시아과에 근무 중인 박혜자 2등 서기관. 나라와 나라 간의 협력을 진행하는 일이 막중한 책임감과 대표성을 띄기에 쉽지는 않지만 그만큼 느끼는 보람도 크다고 한다.
외교통상부 유럽국 유라시아과에는 화사한 미소의 박혜자 2등 서기관(외교통상부의 경우 5급을 2등 서기관이라 칭하고 있다.)이 근무 중이다.

민간경력자 5급 일괄채용시험 1기의 최연소 합격자인 그녀. 올해 나이 서른살의 박혜자 2등 서기관이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합격할 수 있었던 이유는 민간경력자 5급 일괄채용시험의 자격요건에 있는 3년 이상의 관리자 경력 항목 때문이었다.

박혜자 2등 서기관은 한국관광공사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주재원으로 현지에서 한국을 알리는 일을 3년 간 수행했다.

특히 그녀가 주재원으로 있었던 2010년에는 한국과 러시아가 수교 2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 행사들이 펼쳐졌는데 박 2등 서기관은 그러한 행사들을 직접 맡아 진행하며 보람과 뿌듯함을 느꼈다고 한다.

박혜자 2등 서기관은 러시아에 관한한 그 누구보다 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 소위 러시아 통이다.

학창시절, 영화 <러브 오브 시베리아>를 통해 관심을 갖게 된 러시아, 광활한 대륙이 갖고 있는 발전가능성, 아버지의 조언 등이 그녀가 러시아를 공부하게끔 이끌었고 이후 박 2등 서기관은 외고에서 러시아어를, 대학에서 노어노문학을 전공하게 된다.

호기심반으로 시작한 러시아와의 인연에 매력과 재미가 없었다면 지금까지 이어질 수 없지 않았을까?

박혜자 2등 서기관은 이번 채용과정을 지금까지의 경험과 과정을 정리한다는 느낌으로 준비했다.

나이는 어리지만 제법 오랜 시간 같은 길을 묵묵히 걸어온 자신에 대해 시험해 보고 싶었단다. 마음을 비우고 아는 만큼 솔직히 전달한 결과가 합격으로 이어졌다.

박 2등 서기관이 속해 있는 외교통상부 유럽국 유라시아과는 러시아연방과 그 인근의 중앙아시아 5개국(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키르기즈·타지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을 담당한다. 그 중 그녀는 카자흐스탄을 담당. 한국과 카자흐스탄의 정무, 경제, 보건, 의료, 사업협력 등 전반적인 모든 것에 관한 각종 외교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

박혜자 2등 서기관이 과장과 함께 업무에 대한 협의를 하고 있다.
박혜자 2등 서기관이 유라시아과 정기홍 과장과 함께 업무에 대한 협의를 하고 있다.
7월 초 교육을 마치고 처음 외교통상부로 발령받은 그녀는 한·중앙아포럼을 준비하면서 과원들과 많이 가까워 질 수 있었다고 했다.

큰 행사를 치르면서 업무를 파악하는데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짧은 시간이지만 ‘이 곳에는 유능하신 분들이 참 많구나, 또 일의 진행도 빠르고 확실하구나, 그래서 나도 잘해야겠구나!’하는 생각이 저절로 든단다.

민간경력자 5급 일괄채용시험에 대해서는 원서접수부터 최종합격까지 기간이 매우 길었다는 점, 또 모든 부처와의 연계를 담당하는 행정안전부가 조금 더 부처 간의 소통에 신경써 채용에 관해 체계적으로 관리해 줄 것을 조언했다.

요즘엔 카자흐스탄의 수도인 아스타나에서 열리는 행사준비로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는 박혜자 2등 서기관은 “저는 현재 시작하는 단계잖아요. 거창한 계획보다는 주어진 업무를 잘 해내고 싶습니다.

작게는 외교부 크게는 국가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실력을 키워야겠죠?” 라고 포부를 밝힌 뒤 다시 바쁜 일상으로 돌아갔다.

◆ 중소기업청 창업벤처국 벤처투자과 이두연 사무관

이두연 사무관이 7월 한 달 동안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명함을 보여주고 있다. 한 달 동안 족히 100명이 넘는 관계자들을 만난 것 같다는 그는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그들의 필요로 하는 정책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두연 사무관이 7월 한 달 동안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명함을 보여주고 있다. 한 달 동안 족히 100명이 넘는 관계자들을 만난 것 같다는 그는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그들이 필요로 하는 정책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제가 직접 찻잔의 크기를 키워보겠습니다” 중소기업청 창업벤처국 벤처투자과에서 일하고 있는 이두연 사무관의 당찬 각오다.

그는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의 연수에서 교수님 중 한 분이 해주신 이야기가 기억난다며 “민간에서는 찻잔 속의 태풍을 만들 수는 있지만 찻잔을 만들 수는 없다.

정부에서 정책을 수립한다는 것은 찻잔을 어느정도의 크기로 만들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다. 사명감으로 일해도 좋다”는 얘기를 들려줬다.

이 사무관은 임용 전부터 화려한 이력으로 세간의 화제가 됐었다.

KAIST 재학 중 마리텔레콤이라는 게임 벤처에서 일을 시작한 이후, 아이네트, 네오위즈, 엔씨소프트, SK C&C, NHN 등 대한민국에서 내로라 하는 IT/인터넷 기업들을 섭렵했다.

약 16년간 IT/인터넷 기업에서 경영부터 서비스, 상품, 전략, 광고, 마케팅까지 전 분야의 업무를 두루 거친 그는 대한민국 99%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현실과 어려움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현재 벤처투자과에서 중소·벤처기업 M&A 지원 시책을 담당하고 있는 이두연 사무관은 M&A가 기업의 성장전략에 도움이 된다는 시장에서의 정서적 공감대 형성와 함께 M&A 활성화 지원을 위한 제도 보완과 세제 혜택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책을 입안하는 사무관이라는 자리에서 나온 결과물의 파급효과가 크다는 것을 깨달은 이 사무관은 그렇기 때문에 말 한마디도 신중하게 해야 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보편타당한 정책 수립이 될 수 있도록 많이 공부하고 시장의 흐름도 잘 읽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무관 임용 후 가장 불편한 점으로 청바지를 입지 못한다는 점을 꼽을 만큼 자유로운 생활에 익숙한 이두연 사무관은 최종 합격 후 지인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소리가 “왜? 너와는 다른 문화라 힘들텐데…”라는 얘기였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다소 보수적이고 딱딱한 공직에 새로운 변화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아직도 익힐 것 투성이다. 동료와 함께 서로 배움을 주고받으며 업무에 적응하고 있는 이두연 사무관.
아직도 익힐 것 투성이다. 동료와 함께 서로 배움을 주고받으며 업무에 적응하고 있다는 이두연 사무관.
실제로 함께 일하는 동료들은 이두연 사무관이 온 후로 사무실 분위기도 한층 밝아지고 부드러워졌다고 전했다.

민간기업이 갖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인 자유로운 토론 분위기와 수평적인 조직관계를 현재 일하고 있는 공직에 옮기기 위해 작은 것부터 바꾸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그. 그의 노력이 조금씩 빛을 발하고 있는 중이다.

작은 소망이 있다면 지금까지 16년 이상을 IT/인터넷 기업에서 종사한 만큼 이 경력을 보다 더 잘 살릴 수 있는 업무를 수행하고 싶단다.

향후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이 될 IT/인터넷/모바일 분야의 정책을 수립해 세계에서도 경쟁력 있는 시장 환경과 제도를 마련하는 일을 맡는다면 본인의 역량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것 같단다.

이 사무관은 민간기업에서 높은 역량을 가지고 일하던 사람들이 새로운 사회로 진입하는 과정인 ‘민간경력자 5급 일괄채용시험’이 앞으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미리 사전에 구체적인 급여나 복지수준이 어느정도 되는지 알려주고 충분히 결심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민간에서의 경력이 승진기간에도 반영돼 경력을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다면 보다 많은 민간경력 인재들이 공직으로 지원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더 많은 액수의 연봉과 복지혜택을 포기하고 공직에 들어섰고, 앞으로도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 원동력은 본인의 노력으로 변할 것들이 많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이라고 얘기하는 이두연 사무관. 그의 바람처럼 민간경력자 5급 일괄채용시험으로 공직에 입문한 최종 합격자들이 공직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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