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들 반발, 영업부진 폐업 속출…LH 일반분양 제안, 성남시 반대

경기도 성남시 판교신도시에 건설한 임대아파트 3천여 가구가 준공 2년이 지나도록 입주가 이뤄지지 않은 채 방치돼 인근 상인들이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2009년 12월 분당구 백현동 동판교 백현마을 3개 블록에 성남시 2단계 재개발사업 주민 이주용 국민임대아파트 4천993가구를 준공했다.

이 중 1개 블록 1천297가구는 지난해 2월 전·월세 이주대책으로 일반에 공급됐고 54가구는 이달에 위례신도시 철거 세입자들에게 제공될 예정이다.

그러나 3천642가구는 여전히 빈집으로 남아 있다.

덩달아 아파트단지 안에 건립한 화랑초등학교(24학급)도 학생 없이 비어 있다.

이 아파트에는 성남시 2단계 재개발 신흥2·중1·금광1구역 주민들이 입주할 예정이었지만 재개발사업 차질로 입주가 미뤄졌다.

장기간 신도시 속 '유령아파트'로 전락하자 인근 상가 건물주와 임차상인들이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장기 미입주로 점포 영업이 어려운데다 야간에 불이 꺼진 채 흉물처럼 방치돼 쾌적한 신도시 이미지를 해치고 있다"며 탄원서 제출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인근 상가는 최근 임대 재계약 시기가 돌아오면서 폐업이 속출했다.
최근에는 유명 제과점 한 곳이 문을 닫을 정도로 영업 부진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단계 재개발사업은 2008년 승인됐으나 부동산 경기 침체로 차질을 빚고 있다.
사업포기 선언 끝에 지난 4월 시공사 선정이 진행됐지만 유찰됐다.

LH는 백현마을 이주단지를 더는 방치할 수 없어 이를 일반공급하고 재개발 주민이 이주하는 시점에 대체 이주단지를 확보하는 대안을 제시했지만 이마저 성남시와 재개발 주민의 반대에 직면했다.

2단계 재개발 이주용이기 때문에 일반공급에 반대한다는 것이 신흥2·중1구역 재개발 주민들의 주장이다.

재개발구역 세입자에게 판교 이주주택을 특별공급하고 잔여분을 일반공급하자는 성남시 제안도 재개발구역 권리자(가옥주) 부담 증가 문제로 수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입주 지연으로 빈집 관리에만 한 달에 2억2천만원씩 지금까지 60억원 이상이 들어갔다.
빈집 관리비는 모두 재개발 관리자 부담으로 돌아간다.

장기 미입주로 건물 노후화가 진행되고 슬럼화로 범죄 발생까지 우려되고 있다.

LH 도시재생사업처 한 관계자는 "2단계 재개발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더라도 실제 입주까지 3년(2015년 하반기)이 걸린다"며 "위례신도시 등에 대체 이주단지를 마련하는 것을 전제로 일반공급하는 것이 불가피하기에 성남시와 계속 협의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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