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올 상반기 고객 민원이 많이 제기된 금융회사에 대해 권역 구분 없이 일괄적으로 특별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많은 민원이 접수된 금융회사를 우선적으로 검사하고 민원이 발생한 원인과 처리 실태를 집중점검해 금융회사의 ‘약탈적 행각’이 드러나면 중징계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는 13일 올 상반기 금융민원이 많았던 은행과 보험회사, 증권회사, 신용카드사, 저축은행 등을 대상으로 민원이 많았던 원인과 처리 현황 파악을 각 검사국에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사 대상 금융회사는 올 상반기에 고객이나 계약건수 대비 민원 건수가 높거나 지난해보다 많이 늘어난 금융회사들이다. 금감원은 금융기관에 대한 서민 고객들의 불만이 심각하다는 판단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권역별 민원발생 건수를 보면 은행은 한국씨티은행이 고객 10만명당 민원이 5.9건으로 가장 많았고 우리은행(5.6건), 수협은행(5.6건)이 뒤를 이었다.

생명보험회사 중에서는 현대라이프생명이 보유계약 10만건당 33.6건으로 가장 많은 민원이 접수됐다. PCA생명, 케이디비생명, ING생명, 알리안츠생명, 동부생명, 동양생명, 흥국생명 등도 10만건당 20~30여건에 달하는 민원이 발생했다. 손해보험사는 에르고다음, 롯데손보, 그린손보, 차티스손보, 악사손보, 흥국화재, 현대하이카 등이 10만건당 20건이 넘는 민원이 발생했다.

증권회사는 교보증권과 키움증권, 신용카드사는 삼성카드와 현대카드의 고객 규모에 비해 민원건수가 가장 많았고 저축은행은 후순위채권 불완전판매 관련 민원의 영향으로 현대스위스저축은행에 대한 민원이 고객 1만명당 25.6건으로 가장 많았다.

올 상반기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금융민원은 총 4만749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만7198건)보다 27.7% 증가했다. 특히 저축은행 후순위채권 불완전판매나 채권 추심 불만 등 여신관련 민원과 연회비 부당 청구 등 신용카드 관련 민원이 급증하며 은행과 비은행 부문의 민원은 2만2074건으로 전년 동기(1만5349건)보다 43.8%나 늘었다.

금융소비자보호처 관계자는 “권역별 민원 평균보다 민원이 지나치게 많이 발생한 회사를 중점적으로 검사할 계획”이라며 “금융상품의 판매 과정에서 문제는 없었는지, 민원을 해결하는 과정은 적절했는지 등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권역별 검사국의 일정에 맞춰 검사를 실시해 연내에 마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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