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정치 해체해야",“과도한 흔들기”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계파간 갈등으로 몸살을 앓아온 민주통합당 내에서 쇄신론이 연일 분출되고 있다.

특히 비당권파가 쇄신 논의를 주도하며 친노 주류와 각을 세우고 있는 양상이 연출되고 있어 포스트 경선 국면에서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계파간 권력투쟁의 신호탄 성격도 없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1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모든 경선 후보들과 지지자, 그리고 지도부가 경선이 끝나면 정권교체라는 시대적 대의 앞에서 판단하고 행동할 것을 요청한다”며 대선 후보에 대한 전권 위임을 촉구했다.

이날 성명 발표에는 민주당 소속 초선 56명 가운데 21명이 참석했으며, 일부 인사를 제외하고는 특정 캠프에 합류하지 않은 인사들이 주를 이뤘다.

김기식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후보 선출 후 추석 전후 2∼3주가 마지막 기회”라며 “그 기간 절박한 마음으로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과감한 혁신과 당내 세력들의 결단이 필요하다. 시민사회의 대표적 분들과도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당 체제가 그대로 선대위(구성)으로 이어지는, ‘그 나물의 그 밥’은 곤란하다”며 “당 대선기구가 혁신적으로 바뀌어 국민들로부터 박수받는 모습이 돼야 한다”고 인적쇄신을 강조했다.

이언주 의원은 “앞으로 계파정치 철폐에 앞장설 것”이라며 “후보 선출 직후 열리는 최고위에서 국민적 요구와 당내 요구를 반영한 합당한 결론이 나와야 한다”고 지도부를 압박했다.

원내 대변인인 그는 당 일각의 당직자 일괄사퇴론에 대해 “저도 언제든 그리할 용의가 있다”라며 “용두사미격의 정무직 사퇴로는 안되고 필요하면 지도부를 포함해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각오를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비주류 좌장격인 김한길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계파 패권,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이 쇄신의 출발점”이라며 “마누라와 자식은 물론이고 자기 자신까지 바꾸겠다는 정도의 독한 각오가 필요하다. 구태정치의 껍질을 깨고 승리할지 기득권을 부둥켜안고 주저앉을지 선택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 10일 4선 이상 중진모임을 주재한 박병석 국회부의장은 이날 뉴스Y ‘출근길 인터뷰’에서 “당 지도부가 좀 더 겸손하게 국민과 낮은 자세로 소통하려면 계파 기득권을 해체해야 한다”며 “친노의 틀을 뛰어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 계파 해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선 후보가 결정되면 후보가 전권을 갖고 하는 것이 옳다”라며 친노 그룹을 향해 “그분들 스스로 민주 진보진영 승리를 위해 밀알이 되겠다, 2선으로 후퇴하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보며 그분들도 그리 생각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류 그룹 사이에선 비당권파의 쇄신 요구가 ‘과도한 흔들기’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한 핵심인사는 “지도부도 쇄신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지 않느냐”라며 “대선을 향해 당이 화합하고 단결해도 모자를 판에 지도부를 흔들어서 무엇을 얻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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