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은행 중소기업 담당 임원을 소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16일 "조만간 은행 중소기업 담당자 회의를 열어 각 은행이 연초에 수립했던 중소법인 자금공급 목표보다 실제 집행량이 미달하는 은행에 대해 기존 목표를 지키도록 유도하고 목표량이 적게 설정된 곳은 올려서 달성하도록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경기불황으로 경영실적이 좋지 않은 중소기업에 '비가 올 때 우산 빼앗는' 행동을 한 은행에 일침을 놓기 위해서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1~7월 중 국내은행의 중소법인(중소기업 중 개인사업자 제외)에 대한 자금공급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조2000억원이나 줄었다.

중소기업 자금공급을 전년 대비 가장 많이 줄인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1월~7월)에는 1조5000억원을 공급했지만 올해에는 6000억원에 그쳐 9000억원이나 줄였다.

우리은행도 지난해(8000억원)보다 7000억원 줄은 1000억원에 불과했고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 6000억원을 공급했지만 올해는 실적이 아예 없다.

경남은행도 1조1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6000억원 줄였으며 산업은행의 실적도 1조6000억원에서 1조1000억원으로 500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보다 더 많은 자금공급을 한 곳은 국민은행(5000억원 증가)과 기업은행(3000억원 증가) 등 일부 은행에 불과하다.

일반적으로 은행들은 연초에 영업전략을 세우면서 중소기업에 대한 목표 자금공급량을 설정한다.

그러나 올해 경기가 둔화하면서 대기업보다 경기에 더 취약한 중소기업 대출이 부실화될 것이 염려되자 은행들은 티나게 중기 대출을 줄인 것이다.

전년 대비 자금공급 감소폭이 큰 은행들이 대부분 목표 자금공급량을 달성하지 못한 곳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이 단기적인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줄이면 이들의 사정이 더 어려워져 기존에 나갔던 여신도 부실화되고 결국 그 피해는 은행에 돌아갈 수 있다"며 "적어도 당초 목표량을 지키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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