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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방배경찰서는 29일 강남의 유명 사립 초등학교 교실에서 야전삽과 모형 권총 등을 휘둘러 학생들을 다치게 한 혐의(살인예비·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김모(18)군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군은 전날 오전 11시50분께 A 초등학교 4학년 교실에 들어가 학급회의를 하던 학생 30여명을 향해 흉기를 마구 휘둘러 6명에게 골절상 등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김군은 공사차량이 드나드는 후문을 통해 학교로 들어가 학급회의를 하던 교실 앞문으로 들이닥쳤다.

오른손에는 야전삽을, 왼손에는 모형 권총을 든 채 5분가량 휘두르고 뒷문으로 나가 복도에서 옆반 남자 교사 두 명에게 제압당했다.

학교로 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김군은 학생들을 살해할 마음이 있었으나 운동장에서 노는 학생들을 보고 마음을 바꿔 다치게만 하고 도망갈 생각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범행 뒤 인근 고층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할 생각으로 "제 장례식은 치르지 마시고 남은 시신 처리나 해주세요"라는 내용의 메모를 미리 적어두기도 했다.

김군은 전날 오전 10시께 인천의 집에서 나와 1시간40분가량 지하철을 타고 이동, 인근 지하철 9호선 역에서 내려 학교로 들어갔다.

김군은 경찰조사에서 "원래 국회로 가서 국회의원을 죽이려고 했으나 경비가 삼엄할 것 같아 지하철 9호선을 그대로 타고 예전에 인터넷을 통해 '잘 사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로 알고 있던 초등학교로 갔다"고 말했다.

김군은 작년 3월말부터 4월초까지 인천의 한 신경정신과 병원 폐쇄병동에서 2주간 우울증 입원 치료를 받았으며 최근까지도 매월 통원 치료를 받았다.

우울증 때문에 지난해 8월 다니던 고등학교에서 중퇴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자괴감과 우울증에 시달리던 김군이 사회에 불만을 표출해 관심을 끌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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