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앤드리스백' 작동 여부가 관건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청라ㆍ영종지구와 경기도 파주, 용인의 집값이 폭락해 하우스푸어 문제가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지적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건국대학교가 참여하는 부동산시장 모니터링그룹(RMG)은 `3분기 부동산시장 모니터링 보고서'에서 수도권 주택시장의 상황이 심각하다고 4일 경고했다.

RMG가 지적한 지역은 모두 입지조건이 열악한 수도권 외곽에 대형 평형이 밀집한 곳이다.

파주 운정 지구는 기반시설이 부족해 실거래가가 분양가보다 1억원 가량 내려 분양자들이 집단 소송을 진행 중인 상태다.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주민들이 갈등을 빚어온 운정 3지구의 경우 올해 하반기부터 토지보상을 진행하고 2015년 분양이 예정돼 기존 주택가격이 추가로 내려갈 수 있다고 RMG는 전망했다.

인천 청라 지구는 85㎡초과 평형이 60%가 넘는 등 중대형 비중이 높은데다 개발사업계획이 무산되고 대중교통망이 부족해 매매거래 문의가 뚝 끊긴 상태다.

인천 영종지구는 당초 분양할 때부터 개발계획과 기반시설이 미흡해 분양자들이 소송을 제기했다. 올해 중반부터 7천100여 세대의 입주물량이 쏟아져 추가로 가격이 떨어질 수 있는 상태다.

용인시는 광교 신도시 등 2기 신도시 입주와 중대형 평형의 공급 증가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가격 하락폭이 더욱 커졌다.

이제까지 호황을 누려온 부산시 주택시장도 침체기에 접어들면 미분양, 미입주 문제가 속출해 주택담보대출 건전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

올해 5월 경기지역의 주택가격지수는 2007년 1월보다 1% 올랐지만 주택대출은 4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인천의 주택가격지수는 고점(2008년 9월) 대비 17% 내렸음에도 주택대출은 79% 급증했다.

부산은 이 기간 주택가격지수 상승률(63%)보다 주택대출 증가율(31%)이 낮았지만 최근 주택대출이 급격히 증가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RMG는 하우스푸어 문제를 해결하려면 개인의 투자손실을 국가가 책임지지 않으면서 시장에 최소한의 유동성을 주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금융권에서 논의 중인 `세일앤드리스백' 프로그램 작동 여부가 하우스푸어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진단했다.

세일앤드리스백은 집이 안 팔려 대출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하우스푸어의 주택을 은행이 사들인 뒤 원주인에게 임대료를 받고 다시 빌려주는 제도다.

올해 아파트 연간 분양 예정물량은 25만6천가구로 내다봤다. 최근 3년 평균물량보다 3만4천가구 늘어난 물량이다.

올해 2분기 이후 서울의 주택매매시장은 거래량 감소보다 가격 하락세가 작은 편이다. 지방에선 매매가격 상승세가 하락세로 바뀌는 등 침체 국면의 징후가 보인다.

임대차시장의 경우 서울 강남, 경기도 판교에서 가격이 올랐고 전반적으로 거래량은 침체했다. 분양시장은 경기 남북부 지역의 미분양 지역에서 부진이 계속되는 반면 지방 광역시는 호조세를 띄고 있다.

경매시장에는 부동산 경기침체국면이 본격적으로 반영돼 경매물건이 증가하고 있다.

RMG는 부동산 경기를 활성화하려면 취득세를 내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부가 지난달 내놓은 취득세 감면조치는 입주 시 잔금납입일이 올해까지인 주택에 한해 적용되므로 신축주택 판매에는 큰 영향을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양도세 감면조치는 일시적으로 분양물량을 증가시킬 수 있지만 대형아파트의 매수세를 회복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RMG는 양도세 인하와 수도권의 보금자리 주택 공급물량 조절도 취득세 인하 다음으로 고려해야 할 정책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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