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까지 부채비율이 2배 이상 증가한 기업들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비율이 증가한 기업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줄었다.
전문가들은 경기 둔화 속에서 기업들이 부채를 늘리길 꺼려하며
조심스러운 경영을 펼치고 있다고 해석했다.

14일  증권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부채비율보다 올해 2분기 부채비율(별도 기준)이 100% 이상 상승한 기업은 23개로 나타났다.

전년 같은 기간(2010년 말~2011년 2분기) 부채비율이 2배 이상 늘어난 기업은 30개사였다.

올해 2분기 기준으로 상장 기업중 부채비율이 증가한 업체는 모두 778개였다.
지난해 2분기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증가한 업체는 807개였다.

부채 비율이 증가한 기업들의 대부분은 코스닥시장 소속 업체들이었다.
유가증권시장 소속 기업은 진양홀딩스와 DGB금융지주, 경농, VGX인터. KPX화인케미칼 5개 업체에 그쳤다.

다만 이들 기업들의 올 2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0~90% 정도를 기록해 부채비율이 심각하게 높은 수준은 아니었다.

코스닥시장 소속인 진로발효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11.32%에서 올해 2분기 97.26%로 759.19% 높아져 상장기업들 중 부채 증가율이 가장 많이 올랐다.

뉴로테크역시 19.23%에서 90.69%로 371.61% 상승했고,
이수앱지스는 28.87%에서 118.91%로 높아져 부채비율이 311.88% 늘었다.
케이에스씨비와 케이피티모두 부채비율이 2배 이상 증가했다.

부채비율이 2배 이상 늘어난 기업 중에서는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업황이 괜찮았던 IT업체의 비중이 높았다.

23개 기업 중 IT사업을 하고 있는 업체는 9개였다.
삼성전자 등 일부 대기업의 영업 활동과 실적은 크게 개선됐지만
다른 중소형 업체는 이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밖에도 소재·경기소비재 기업이 8개 있었다.

전문가들은 올해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기업들의 투자가 줄어 상장 기업들의 부채 비율도 전반적으로 감소했다고 풀이했다.
경기 침체에 대해 기업들이 계속 의식하다보니 경영 활동도 소극적으로 바꼈다는 것.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만약 경기가 좋다면 기업들이 빚을 내고, 이자 비용을 물어서라도 새로운 투자를 하는 공격적인 행보를 보일 것”이라며 “현재 상황은 전반적으로 기업적이 적극적인 투자를 꺼려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기업들이 디레버리지(부채 축소) 환경에서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부채 비율과 주가는 대체로 상관 관계가 크지 않았다.
23개 기업중 11개 기업의 주가가 연초부터 이달 12일까지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부채 비율만으로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주가 등락과 별 다른 연관성을 보이지 않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재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채 비율이 높다고 하더라도 장사가 잘 되는 기업은 오히려 레버리지 효과(부채를 지렛대 삼아 자기자본을 적게 들이고도 이익을 많이 올리는 것)를 일으키기 때문에 그다지 큰 문제가 안 되고, 오히려 주가 상승률이 높은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반면 그는 “사업을 못해 운영자본을 차입으로 마련한 기업들의 경우 주가가 좋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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