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지난달까지의 지방공사채 발행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두배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자 지방 공기업들이 비교적 낮은 이자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하려고 채권 발행량을 서둘러 늘린 탓으로 풀이된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전국 20개 지방 공기업이 올해 1∼9월에 발행한 지방공사채 규모는 모두 7조2천억원에 달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에 발행된 지방공사채 총 발행액(3조4천억원)보다 약 110% 증가한 규모다.

올해를 3개월 남겨둔 시점에서 이미 작년 한 해 동안의 지방공사채 전체 발행액(5조6천억원)보다 30%가량 늘어난 액수이기도 하다.

지방공사채 발행규모가 가장 큰 지방 공기업은 서울특별시의 SH공사로 총 2조2천470억원에 딜했다.

경기도시공사(1조5천400억원), 부산도시공사(1조400억원), 인천도시공사(1조200억원)가 뒤를 이었다.

작년 동기대비 올해 증가율이 가장 큰 지방 공기업은 충북개발공사였다. 지난해 1∼9월 사이에 발행한 지방공사채 규모가 12억원이었지만 올해 발행규모는 1천900억원으로 늘어나 증가율이 약 1만6천%였다.

울산광역시도시공사(4천650%), 광주광역시도시공사(1천649%), 경상북도개발공사(1천563%)도 작년 대비 올해 지방공사채 발행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1∼9월 지방공사채 발행이 없었던 대구도시공사는 올해 같은 기간 1천95억원 어치를 발행했다.

이처럼 올해 들어 지방 공기업이 앞다퉈 지방공사채를 발행한 까닭은 최근의 저금리 기조 덕분에 공모채권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편이 다른 자금조달 방식보다 이자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충북개발공사 관계자는 "채권금리가 낮아진 덕분에 연 3%대 초반의 이자율로 자금 동원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와 같은 저금리는 향후 몇 년간 안 올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상당수 지방 공기업들이 과거 시중은행에서 높은 금리로 빌린 돈을 조기상환하고 대신 낮은 금리의 지방공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낮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하더라도 이는 지방공기업의 부채가 될 수밖에 없고 이렇게 조달한 자금들이 수익성이 떨어지는 분야의 건축 등으로 이어지면서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킨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립대 이수곤 교수는 "지방공기업의 사채 발행이 급증하면 국가 전체 부채 증가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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