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 서남표 총장이 내년 3월 자진 사임한다.

서 총장은 17일 오전 서울 서머셋팰리스 호텔에서 가진 거취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남은 총장 임기가 2014년 7월까지지만, 내년 3월 정기 이사회를 끝으로 임기를 마무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위해 내년 1월 중 총장후보선임위원회를 구성해 후임 총장을 선임하는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이사회를 열어달라고 공식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서 총장은 “후임총장은 차기정부와 협력할 수 있는 분이 선임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남은 5개월 동안 현재 진행중인 국제적 프로젝트를 잘 끝내고, 후임총장이 학교를 발전시키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 총장은 자신과 함께 오명 KAIST 이사장도 동반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명 이사장이 오는 25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후임총장 선임을 논의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지난 2년 동안 오 이사장은 이사회를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며 오로지 저의 사임만을 강요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오 이 사장은 지난 7월 20일 이사회 직전에도 저의 자진사임을 유도하기 위해 ‘퇴임에 관한 총장의 자율적인 결정’을 존중하며 이와 관련해 이사회에 책임지고 설득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합의내용을 전혀 이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KAIST 이사회는 7월 217회 임시 이사회에서 서 총장에 대한 계약해지 안건을 처리하기로 했지만, 이를 상정하지 않고 오명 KAIST 이사장과 서 총장이 협상을 통해 거취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었다.

서 총장은 지난 2006년 KAIST 총장으로 취임해 연구예산 확대, 교수 정년심사 강화 등 개혁을 추진했으나 2010년 연임 전후 ‘일방적 경영을 고집한다’는 학내 반발에 부딪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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