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정세 관리 주도적 역할 기대..성공적 역할 수행 과제도 많아

우리나라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 이사국 재진출에 성공함에 따라 한국은 내년 1월부터 2014년 말까지 2년간 유엔의 최고기구인 안보리에서 다시 활동하게 됐다.

지난 1996~1997년 임기에 이은 두 번째 안보리 진출로 한국의 외교 지평은 한 차원 더 높아지게 됐다.

특히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지위가 과거보다 높아졌고 유엔 수장도 반기문 사무총장이 맡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15년 전보다 더 큰 역할을 안보리에서 한국이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안보리 논의 직접 참여..한반도 정세 적극관리 기대
안보리 재진출로 유엔 최고의 권력기구에서 진행되는 한반도 문제 논의에 당사국인 우리 정부가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한반도 주변국의 권력 교체 일정과 갓 출범한 북한 김정은 체제의 불안정성 등 유동적인 한반도 상황을 감안할 때 그 의미는 크다.

안보리는 결정 사항을 유엔 회원국에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가장 강력한 유엔 기구다. 안보리는 2009년 북한의 2차 핵실험 당시 북한에 대한 제재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안보리 이사국이 아니었기 때문에 2차 핵실험 때는 물론 천안함 사건 때 막후에서 돌아가는 안보리 논의에 직접 참여하지 못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안보리 진출의 제1목적은 한반도에서 도발 상황 등이 발생했을 경우 이를 통제할 수 있는 국제적인 지위를 갖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 평화 유지에 기여
한국의 안보리 진출은 영토ㆍ과거사 문제로 갈등을 빚는 동북아시아는 물론 세계 평화의 증진에도 일정부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동맹국인 미국과 최대 교역국인 중국 사이에서 우리가 중재 역할을 하면서 이란 핵문제나 시리아 내전 등 국제적 현안에 대한 안보리 내 이견 조율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윤덕민 국립외교원 교수는 "15년 전에는 개도국과 같은 위치였지만 지금은 선진국에 들어갔으면서 개도국과 연결될 수 있는 중간자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국제사회의 분쟁과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데 얼마나 책임 있는 역할을 하고 공헌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외교부 장관을 지낸 윤영관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안보리 진출은 평화 유지, 환경, 보건ㆍ위생, 테러 등 글로벌 정치분야에서 우리나라가 리더십을 행사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공적 이사국 수행을 위한 과제도 적지 않아
국제사회의 기대만큼 우리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두 번째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과제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가 안보리에서 제대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한미 동맹을 넘어서는 의견 표명과 역할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주요 사안에 대해 무조건 미국과 입장을 동일시할 경우 안보리 진출의 의미가 퇴색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안보리 재진출로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유엔 분담금 및 평화유지군(PKO) 파병을 더 늘려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은 또 다른 부담이 될 수 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