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료품 가격급등 술·담배지출 감소

올해 식료품가격 상승으로 엥겔계수가 8년 만에 최고치에 달했다.

엥겔계수는 19세기 독일통계학자 엥겔이 발견한 법칙으로 가계의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식료품비의 비중을 말한다. 통상적으로 소득수준이 높아지면 하락하고 생활형편이 나빠지면 올라간다.

22일 한국은행 국민소득 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가계의 명목 국내소비지출액은 408조8,22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늘어났다. 그러나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품 지출액은 49조1,461억원에서 53조38억원으로 7.8%나 증가했다.

아울러 전체 소비지출액에서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3.0%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2.3%보다 0.7%p나 상승했다. 올해는 2001년(13.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는 계속 12%대에 머물렀다.

엥겔계수가 많이 오른 이유는 식료품 등의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식료품비는 가격이 올랐다고 지출 규모를 쉽게 줄일 수 없는 필수 소비품목이므로, 식료품 지출이 늘면 결국 다른 소비지출을 위축시킬 수 있다. 소득이 줄거나 정체된 가운데 식료품비 등으로 사용하는 돈이 증가하면 다른 분야에서 지출할 여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올해 1∼9월중 주류·담배에 대한 가계의 명목 지출액은 10조4천97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10조6천637억원보다 1.6% 줄었다. 주류·담배 명목지출액이 줄어든 것은 환란 당시인 지난 1998년(-3.0%) 이후 처음이다.

전체 소비지출액에서 주류.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2.7%에서 올해 2.6%로 떨어졌으며, 실질 소비지출액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3.3%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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