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측이 14일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 측과 단일화 협상 잠정중단을 선언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이날 협상 잠정 중단을 발표하면서 “오늘까지 문 후보 측과 민주당 측이 행한 신뢰를 깨는 행위는 한두 번이 아니었다”며

“오늘만 해도 기사화된 후보 양보론과 (단일화) 협의가 시작될 때 진행된 우리 실무팀에 대한 인신공격, 실무팀 구성원의 협의내용 외 자의적 발언 등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 측은 문 후보 정무특보를 맡고 있는 백원우 전 의원과 문 후보 측 단일화방식 협상팀인 김기식 의원을 각각 ‘인신공격’과 ‘자의적 발언 ’의 당사자로 지목했다.

친노 직계로 분류되는 백 전 의원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안 후보 측 협상팀원인 이태규 미래기획실장을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이 실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을 맡아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과 관련된 실무를 총괄했고, 전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정치팀장을 맡았었다. 지난 4·11총선에서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한 바 있다.

백 전 의원은 SNS에 이 실장이 4ㆍ11총선 예비후보 등록 당시 만들었던 “한나라당 정권을 만들었던 사람. 개혁적 실용정권을 꿈꾸었던 사람”이라는 제목의 홍보 포스터를 올리며 이 실장의 안철수 캠프 합류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 대해 민주통합당 김현 대변인은 ‘좋아요’를 눌렀다는게 안 후보측의 설명이다.

논란이 일자 백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해당 글을 삭제했고,
문 후보 정무특보 직에서도 물러났다.

안 후보 측은 참여연대 출신인 김 의원의 발언도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후보단일화 TV토론과 관련 “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는 지상파 TV토론 외에도 가능하다면 두 후보가 알권리 충족 차원에서 복수의 토론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내포한다” 등의 의견을 말했다.

안 후보 측은 “(협상팀이) 합의한 내용 이외의 자기 생각을 얘기한 것은 합의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양측 단일화방식 협상팀은 공식발표 이외의 사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문 후보 측은 “협상팀원인 김 의원이 토론이 필요하다는 정도의 의견을 낸 것이 협상을 못할 사안은 아니다”는 입장이다.

안철수 캠프는 또 ‘안철수 국민펀드’모금 과정에서 민주당발(發)로 보도된 ‘안철수 후보 양보론’ 때문에 지지자들로부터 수십통의 항의전화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날 문 후보 측 핵심관계자가 기자들과 만나 최근 지지율 추세를 거론하며 “이번 주를 넘기면 안 후보가 양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안 후보측에 따르면 이 보도로 인해 이날 캠프 민원실로 “후보를 양보한다면서 왜 펀드는 모으냐, 사기치는 것 아니냐”, “잘못된 소문이 유포되는 것에 대해 캠프가 대응해야 하는 것 아니냐” 등의 항의전화가 폭주했다.

안 후보 측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안 후보가 문 후보를 만나 양보를 검토하겠다고 말한 것처럼 (민주당이) 언론에 흘리고,

다시 그 기사를 인용해 지역에 유포시키고 있다”면서 “잊을만하면 언론에 흘려 다시 기사가 나오게 하는데 (선대위에서) 책임있는 분들이 할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누군가가 공개적으로, 공식적으로 그렇게 말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아마 언론과 접촉 과정에서 말이 거두절미됐거나 와전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문 후보는 “아직 후보단일화 협의 중인데 안 후보 측에 양보를 바란다거나 이런 것은 아직 (없다). 그럴 때도 아니다”며 “그게(안철수 양보론) 우리 캠프의 공식 입장도 아니다. 그런 이야기를 저는 들어본 적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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