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 간의 단일화 협상이 18일 재개되는 수순으로 밟으면서 후보 단일화 시기와 방식 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측이 후보 단일화 협상 마감 시일로 합의한 후보 등록일(25~26일)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일화 방식은 안 후보 측에서 주장해온 여론조사를 통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 후보측이 주장하는 국민경선 방식은 준비기간만 일주일 가량 걸린다. 문 후보는 이날 안 후보에게 단일화 방식을 일임하겠다고 선언했다.

전문가들은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방식에 합의할지라도 단일화 협상이 순항한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견해도 내놓는다.

여론조사 설문방식 등을 두고 양측이 또 대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 “여론조사 통한 단일화 이뤄질 듯”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전망이 설득력을 얻는 것은 문 후보측의 달라진 입장 때문이다. 이날 문 후보는 “신속한 타결을 위해 여론조사 방식이든, 여론조사 플러스 알파 방식이든 단일화 방안을 안 후보 측이 결정하도록 맡기겠다”고 했다.

이같은 발언은 문 후보측이 그동안 고수했던 모바일 경선 등 국민경선 방식이 가미된 단일화 방식 요구를 접고 안 후보측의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해석됐다.

정치권에서는 문 후보측의 입장전환이 크게 두가지 요인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후보 등록일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경선 방식을 끝까지 요구했을 경우 약속한 협상 마감 시일을 맞추지 못할 수도 있는데,

이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여론의 비판이 문 후보측으로 돌려질 여지를 없애기 위해 양보를 했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정외과 교수는 “문 후보의 제안은 짜장면만 파는 집에 데리고 가서 (먹고 싶은 것)다 시켜보라는 행위와 같다”고 비유한 뒤

“후보 등록이 일주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론조사말고 가능한 방법이 어디있느냐.
방법은 하나 뿐인데, 알아서 하라는 건 의미 없는 소리”라고 분석했다.

최근 단일화 협상 중단에 대한 안 후보측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문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도 이같은 ‘통큰 양보’를 가능케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날 발표된 jtbc와 리얼미터의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선다자구도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44.6%,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27.2%, 안철수 무소속 후보 22.9%로 나타났다.

전날에 비해 박 후보와 문 후보는 각각 1.6%포인트와 1.8%포인트 상승한 반면 안 후보는 2.6%포인트 하락했다.

문 후보의 취약점이었던 다자구도 경쟁력에서도 안 후보를 제쳐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방식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는 풀이다.

◆ 여론조사 문항 두고 ‘대립’ 전망···후보 등록전 단일화 불발 예상도 있어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문안 작성 등을 놓고 두 후보측이 대립각을 세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단일화 방식을 안 후보측이 결정하라”는 문 후보의 제안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구체적 실무협의에 대해서는 양측이 합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안 후보측이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제안했을 때 그 제안은 받아들이겠지만 구체적인 설문 문항에는 민주당의 입장이 반영돼야 한다는 것이다.

문 후보 측 우상호 선대위 공보단장은 “(후보 발언은)조속히 안 후보측에서 이 단일화 방식에 대해 내부논의를 거쳐 결정해주시고 그에 따라 실무적 협의는 협상단을 가동해서 마무리했으면 하는 것이 저희들 요청사항이다”고 말했다.

이는 여론조사 설문 문항까지 양보할 의사가 없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설문 문항 내용에 대한 이견으로 대치국면이 이뤄질 경우 후보등록전 단일화가 어려워 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신율 교수는 “(이런 입장이라면)여론조사 문안작성에 5일 걸리고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데 2일, 승복하는데 하루가 걸린다”면서 “사실상 26일까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안 후보측에서는 단일화 방식 등에 대한 언급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두 후보의 회동결과를 봐야 가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안 후보는 이날 광주 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단일화 과정에서 양 측 지지자의 마음을 하나로 합하고 민의가 잘 반영되는 방법으로 하겠다”며 “서로 이야기를 하면 어떤 방법이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는지, 어떤 방법이 국민 지지기반을 하나로 합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견이 모아질 것”이라고만 말했다.

다만 두 후보간 담판을 통한 단일화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담판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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