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보면 지난해 우리 경제는 어려운 대외여건에도 불구하고 선전을 했던 것으로 평가됩니다. 세계경제가 1930년대 대공항 이후 최악의 위기를 겪는 가운데 우리 경제는 비교적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미미하나마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대외교역은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세계교역량의 급격한 위축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뜻있는 성과를 이뤄내었습니다. 지난해 무역수지는 400억 달러를 넘는 사상 최대에 달하였고 세계 수출시장에서 우리의 점유율이 3% 수준으로 오르면서 세계수출 10강으로의 도약을 이뤄냈습니다.

특히 지난해는 우리 경제가 글로벌 시대에 걸맞게 국제협력과 공조를 통해 더욱 뻗어나갈 토대를 구축하는데 있어 전례 없이 큰 성과를 이룬 한 해였습니다. 우선 세계 최대시장인 EU와의 FTA를 체결하였으며, 잠재력이 큰 인도와 체결한 CEPA는 연초부터 발효에 들어감으로써 앞으로 이들 나라와의 무역·투자 교류가 더욱 활발해 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글로벌 경제위기 타개를 위해 2008년 말에 첫 출범한 G20 정상회의에 적극 참여하여 세계경제 회복을 위한 주요국간의 정책공조와 보호무역주의 확산 방지에 주도적인 리더십을 발휘한 바 있으며 내년 11월 G20 정상회의를 서울에서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경제외교사에 큰 획을 긋는 일일 뿐만 아니라 앞으로 우리나라의 국격을 획기적으로 높여 소위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전환하는 값진 계기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지난해 우리 경제와 무역이 선전한 것은 지속된 구조조정, 끊임없는 제품개발, 불굴의 시장개척에 온 힘을 다한 업계의 노력과 정부의 선제적인 정책대응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한국무역협회도 지난해 중소기업, 특히 지방중소기업의 수출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펼쳤습니다. 핵심사업으로 ‘무역업계 현장애로 타개’와 ‘대외통상 여건 개선 및 시장개척 지원’에 전력을 경주하였습니다.

우선 무역업계가 현장에서 겪는 657건의 애로를 찾아내 이중 315건은 정부 및 유관기관을 통해 해결하였으며 무역기금 확대, 상생협력펀드 신설 등을 통해 애로해결에 직접 나서기도 했습니다. 또한 정부가 추진한 주요국과의 FTA체결을 민간차원에서 지원하는데 구심점 역할을 하는 한편, 대내외 여건이 달라진 일본과 중국 내수시장 개척에 주안을 둔 해외시장 개척에 우선순위를 두고 힘을 기울였습니다.

세계 주요 예측기관들은 2010년 세계경제가 전년보다 나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수출의 70%가량을 차지하는 개도국 경제의 빠른 회복세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분명히 우리 수출에 청신호가 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우리의 수출여건이 그리 녹록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선 그동안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의존하여 이뤄진 세계경제 회복이 민간부문으로 어떻게 확산될 지를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또 세계경제가 회복기미를 보이면서 이를 활용하여 수출을 늘리기 위한 세계 각국 기업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그간 비교적 안정세를 나타내온 환율과 국제원자재 가격에도 불안요인이 없지 않습니다.

따라서 새해에도 우리 무역업계가 그동안 추진해온 신상품, 신기술 개발을 위한 과감한 투자와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한 시장 다변화에 가일층 노력하여 지난해 줄어든 수출을 회복하고 수출 5천억 달러 시대를 앞당겨 달성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최근 400억 달러 규모의 UAE 원전건설 수주에서 큰 가능성을 확인한 것처럼 플랜트, 녹색산업 등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의 수출기반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우리 협회도 새로운 각오로 무역업계의 활동을 뒷받침하겠습니다. 중소·지방 무역업계에 대한 현장지원을 더욱 강화하고 우리 기업들의 해외 활동무대가 더욱 넓어지도록 통상여건 개선과 유망시장 개척에 앞장서고자 합니다.

첫째, 무역현장 119 지원단을 확대 개편하여 중소기방기업들의 수출입 활동을 보다 더 체계적으로 지원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종합무역컨설팅센터’를 신설해 무역현장 실무, 외국어 지원, FTA 활용, 국제특허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해외 네트워크와 수출경험이 풍부한 250개 전문무역상사를 통해 유망 중소 제조업체의 해외진출을 돕겠습니다. 무역기금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으로 국제특허출원 비용과 수출보험료를 지원하겠습니다.

둘째, 중국·일본 등 주력 시장에 대한 마케팅 지원을 강화하고 아세안·인도 등 유망시장 진출을 돕겠습니다. 오는 5월 개막되는 상해엑스포에 한국기업연합관을 설치하여 우리기업과 상품의 이미지를 높이는 한편으로 중국 내수시장 개척을 위한 지원을 한층 강화할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FTA 체결에 따라 우리 기업의 진출 가능성이 더욱 커진 아세안·인도 시장 개척을 위해 지역 전문가 육성, 민·관 합동 시장개척단 파견 등을 적극 추진할 계획입니다. ‘FTA 활용촉진단’을 조직하여 아세안, 인도 등과 체결한 FTA의 활용도를 높이고 새로운 비즈니스가 창출되도록 지원할 계획입니다.

셋째, 녹색산업 및 신성장동력 산업의 수출산업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펼쳐 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IT·바이오·신재생 에너지 등 녹색산업 분야 전시회를 국제화하고 해외시장 개척단을 파견하겠습니다. 주요 신성장동력 산업의 발전방안과 전시·컨벤션, 비즈니스 서비스, 문화콘텐츠, 의료·관광 등 융·복합 서비스 산업의 수출활성화 방안을 마련하여 정부와 업계에 건의하고자 합니다.

넷째, 무역협회 주요 사업의 온라인화로 정보화시대에 걸맞은 ‘e-KITA 지원체제’를 구축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무역업계에 수출거래알선 및 시장정보 제공을 강화하고, 무역인력 양성 및 무역업계 취업알선을 보다 효율적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무역업계가 필요로 하는 사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무역협회 조직을 일신하겠습니다. ‘해외마케팅 지원본부’를 신설하여 수출마케팅 지원체제를 보다 고도화하고 일선 현장에서의 수출컨설팅 기능을 강화하겠습니다.

무역은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자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가장 큰 동력입니다. 여러분들은 이 동력의 중심입니다. 따라서 우리 무역업계가 새해 새로운 각오로 신제품을 개발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갈 때 우리 경제는 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성장·발전할 것입니다.

끝으로 다시 한번 2010년 새해 여러분의 가정과 기업에 건강과 행운이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0년 元旦
한국무역협회 회장 사공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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