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그룹 회장과 지주사의 권한을 대폭 줄이고, 계열사의 자율 경영을 보장하는 새로운 그룹 운영 방식을 내년부터 도입하기로 확정했다. 내년부턴 각 계열사 이사회가 인사를 포함해 경영에 관한 모든 의사 결정권을 갖게 된다.

SK는 26일 서울 광장동 아카디아연수원에서 최태원 회장을 포함한 주요 관계사 CEO 등이 참석한 가운데 CEO 세미나를 열고, SK이노베이션·SK텔레콤 등 17개 주요 계열사가 내년 1월부터 그룹의 새 운영 체계인 '따로 또 같이 3.0'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새 운영 체계의 핵심은 계열사들이 자율적으로 책임 경영을 하되, 그룹 단위의 경영은 각 계열사 CEO가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6개 위원회가 전담하는 것이다. 각사의 CEO와 이사회는 경영 관련 의사 결정을 자율적으로 하고 결과에 대한 책임도 진다는 것이다.

주요 그룹 현안에 대해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던 지주사인 SK㈜는 각 계열사 의사 결정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 대신 글로벌 신성장 투자, 신규 사업 개발 등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업무를 중심으로 영역을 재편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그룹 운영 체계 개편은 아무도 해보지 않은 시도여서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좋은 지배구조로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도록 믿음과 자신감을 가지고 추진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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