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수요가 급증해 예비력이 380만㎾로 감소, 오후 2시 5분을 기해 전력수급경보 '관심'단계를 발령했습니다".

28일 오후 2시 강남구 삼성동 한전 본사 지하2층에 마련된 전력수급 상황실에서는 사장 직무대행인 조인국 부사장, 배전, 송변전, 행정 부서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전력수급 위기대응 모의훈련이 진행됐다.

이날 훈련은 오후 2시 예비력이 410만㎾로 떨어졌다는 가정아래 전력수급 경보 '준비'단계가 발령되면서 시작됐다.

곧바로 전력수급 상황을 신속하게 전파하기 위해 사내방송이 시작됐고, 배전팀은 취약선로 점검에 들어갔다. 송변전팀은 변압기탭을 조정해 예비전력을 120만㎾ 확보했다.

본사 김상윤 상황실장은 강원본부로 전화를 걸어 고객사들의 수요관리 동참 상황을 점검했다.

강원본부 김상윤 상황실장은 "총 감축량 14만㎾로 약정량 13만㎾를 초과 달성했으며 계속 수요 관리 동참을 독려하겠다"고 보고했다.

오후 2시 5분을 기해 예비력이 380만㎾로 감소해 전력수급 경보 '관심'단계가 발령됐다.

방송사를 통해 절전 자막방송을 내보내는 한편 계약전력 10㎾ 이상인 대용량 고객에게 절전 SMS를 발송했다

예비전력이 400만㎾ 밑으로 떨어지자 긴급 대응 매뉴얼에 따라 전압 조정을 통해 120만㎾의 수요를 줄이는 한편 500㎾ 이상 공공기관 발전기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계속 전력수요가 급증해 예비력이 250만㎾로 떨어지자 '주의' 단계가 내려졌다.

순간 상황실에 긴장감이 확산되면서 지식경제부, 방재청, 국정원 등 유관 기관과 핫라인을 통해 전력수급 상황·대응책 시행과 관련해 실시간으로 연락을 주고 받았다.

서울본부는 수요관리 계약을 맺지 않은 3천㎾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전기 사용을 줄이도록 안내에 나섰고 순환 정전에 대비하라는 안내문을 발송했다.

주의단계에서는 직접부하 제어와 긴급 자율절전을 통해 전력 수요 150만㎾를 더 줄여야 하며 1시간 동안 최대보증출력 범위 내에서 화력발전소 출력을 극대화해 30만㎾의 예비력을 확보해야 한다.

갑자기 영광 원전 4호기가 고장이 나면서 예비전력이 150만㎾까지 떨어져 오후 2시 20분 '경계'단계가 발령됐다.

송변전팀은 전력거래소로부터 100만㎾의 긴급부하조정을 시행하고 공공기관 단전을 해당 기관에 통보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예비전력이 경계단계로 떨어지면 순환 단전 시행에 앞서 치안,소방, 공항, 의료 등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시설을 제외환 공공기관 강제단전을 우선 시행한다.

전력수급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영흥화력 1호기가 고장나고 전력수요가 계속 증가해 예비력이 70만㎾로 떨어지면서 결국 오후 2시25분 '심각' 경보가 내려졌다.

전사업소에 '적색 비상령'이 떨어지는 동시에 대대적인 긴급부하 조정에 들어갔고 결국 순환 단전에 돌입했다.

상황실에 극도의 긴장감이 나도는 가운데 수요 감소와 고장 발전기 복구로 인해 예비전력이 500만㎾ 이상으로 증가, 전력수급경보가 오후 2시40분을 기해 해제됐다는 보고가 올라오면서 이날 훈련은 마무리됐다.

조 부사장은 훈련을 마친 뒤 "1월보다 12월에 더 극심한 추위가 올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와 11월말에 모의 훈련을 진행했다"며 "더욱이 영광 5,6호기에서 미검증 부품이 추가로 발견돼 가동 재개 시점이 불투명해 수요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최근 몇군데 사업소에서 고장 사례가 나오는 등 조직원들의 기강 해이가 발생해 외부에서도 우려를 하고 있는데 이런때일 수록 리더들이 솔선수범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