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리 발사장에 빈 연료탱크 1·2단 추진체 트레일러도 기술적으론 내주말 발사 가능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9일(현지 시각)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징후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안보리 산하 대북제제위원회의 호세 필리페 모라에스 카브랄 의장은 이날 안보리 보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미사일 발사 강행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모든 이사국이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것(시험 발사)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고 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 한미연구소는 29일(현지 시각)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기지를 촬영한 디지털글로브의 위성사진을 판독한 결과 기술적으로는 다음 주말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미연구소가 자체 운영하는 웹사이트 '38 노스'에 따르면 미사일의 1단과 2단 추진체를 운반한 것으로 추정되는 트레일러 차량 2대가 미사일 조립동 앞에 서 있는 모습이 위성사진(지난 26일 촬영)에 포착됐다.

이는 각 단계 로켓들이 발사대에 장착되기 전 각종 검사를 위해 조립동 안에 들어갔음을 시사한다. 발사대 주변 네 곳의 추진동(연료저장소) 근처에선 빈 연료탱크들도 발견됐다. 연료저장소에 연료와 산화제를 채워넣은 작업이 완료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정치적 판단에 의해 발사 시점을 늦추거나 무기한 연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무엇보다 북한이 아직까지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은 게 이상하다"고 했다. 북한은 지난 4월 13일 광명성 3호 발사 때는 한 달 전인 3월 16일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발사를 예고했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강행은 갓 출범한 중국 시진핑(習近平) 정부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 수 있다"며

"30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접견한 중국 공산당 대표단이 이 같은 우려를 전했을 것"이라고 했다.

29일로 예정됐던 나로호 발사가 연기된 것도 북한 미사일 발사 시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안보 부서 관계자는 "애당초 나로호를 핑계 삼아 위성으로 위장한 미사일을 쏜다는 게 북한의 작전이었을 것"이라며 "이제 방패막이가 사라졌으니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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