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자산운용사, 투자자문사 등 국내 금융투자회사 10곳 중 4곳 이상이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3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 집계에 따르면 9월말 현재 증권사, 자산운용사, 투자자문사 292곳 가운데 42.5%인 124곳이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잠식이란 적자 폭이 커져 잉여금이 바닥나면서 납입자본금을 까먹는 것을 뜻한다. 상장기업의 경우 완전자본잠식이 되면 상장이 폐지되고, 잠식률이 50%를 넘으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2년 연속 50% 초과도 상장폐지된다.

증권사 61곳 중 9곳(14.8%), 자산운용사 82곳 중 34곳(41.5%), 투자자문사 149곳 중 81곳(54.4%)이 실적부진 등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자본잠식 증권사는 코리아RB(53.7%), 비오에스(51.3%) 등이 50%의 자본잠식률을 보였고, 알비에스아시아(29.3%), 애플(27.9%), 바클레이즈캐피탈(22.0%), 한맥(20.3%), 한국스탠다드차타드(4.2%), 토러스(3.7%), IBK(0.7%) 등이 뒤를 이었다.

자산운용사의 경우는 에스크베리타스가 74.9%로 자본잠식률이 가장 컸으며, 알지에너지자원(74.8%), 한주(67.2%), 프런티어(51.2%), 블랙록(47.5%), 아쎈다스(44.4%), GS(43.4%), 더커(42.5%), 알에이케이(42.3%) 순으로 높은 잠식률을 보였다.

특히 규모가 작은 투자자문사는 절반 이상이 자본금을 까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내년에는 부실우려로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곳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문사는 절반가량이 자본잠식 상태로 리치(99.7%), 딜라이트(84.1%), 인포트(81.1%), 프리즘(79.0%), 메가마이다스(77.3%), 클로버(71.2%), 테멘(63.6%), 굿웰스(63.5%), 에스엠(63.5%) 등 19곳은 자본잠식률이 50%가 넘었다.

금융당국은 자본잠식률 등을 모니터링해 부실징후가 있는 자문사를 선정하고 건정성 강화를 유도한 뒤 효과가 없다면 퇴출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선물사의 경우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곳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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