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은 손학규 20.4%-정동영 15.6% 순 꼽혀
▲한겨레 리서치 차기대권 동향 조사@한겨레
역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독주’였다. <한겨레>가 지난해 29~30일 <리서치플러스>에 의뢰해 실시한 여권의 차기 대선 후보 조사에서 47.9%가 박 전 대표를 꼽았다. 부동의 1위다. 2위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16.0%)와 무려 31.9% 포인트 격차가 난다.
야권 후보군에서 1위를 차지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지지율 20.4%보다 갑절 이상 높은 수치다. 오세훈 서울시장(6.8%), 김문수 경기지사(2.8%), 정운찬 국무총리(2.6%),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1.5%)이 뒤를 이었지만 지지율은 미미했다.
박 전 대표는 지역구가 있는 대구·경북에서 69.2%의 지지를 얻는 등 전 지역에서 비교적 고른 지지를 얻었다. 그의 ‘세종시 원안+α’발언 때문인지 대전·충청 지역에서도 51.3%의 높은 지지율 기록했다. 20대층에서 52.2%의 지지를 얻는 등 “젊은 층에 약하다”는 세간의 인식도 불식시켰다.
그가 올해에도 쾌속 질주를 이어가려면 세 차례의 고비를 잘 넘겨야 한다. 자칫 잘못했다간 지지율 추락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당장 오는 11일 발표될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은 그가 피할 수도, 에두르기도 어려운 문제다. 이미 당내 친이명박계 의원들 일부는 “세종시 수정안이 좌절되면 박 전 대표에게 국정의 발목을 잡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얘기한다. 그렇다고 세종시 수정을 어물쩍 넘어갈 경우 그간 숱하게 되뇌어온 ‘신뢰’에 큰 흠집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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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지방선거도 그에겐 어려운 선택이다. 공천 과정에는 얼마나 영향력을 행사할지, 선거운동은 어느 수위에서 지원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쉽지 않은 선거에 섣불리 나섰다가 여당이 패할 경우 ‘선거의 여인’이란 별명이 허명이 될 수가 있다.
7월로 예정된 전당대회 출마 여부도 고민거리다. 친이 쪽에서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이 출마하고, 정몽준 대표가 나서 정면대결을 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야권에서는 20.4%의 지지를 얻은 손학규 전 대표가 1위로 꼽혔다. 15.6%를 얻은 정동영 무소속 의원이 2위, 오는 17일 창당하는 국민참여당의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9.1%로 3위였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6.0%)와 한명숙 전 총리(4.9%), 추미애 의원(2.4%),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1.6%), 천정배 민주당 의원(1.0%)이 뒤를 이었다.
차세대 지도자로는 한나라당에서 홍준표(13.2%), 나경원(11.4%), 원희룡(9.5%), 남경필(5.6%) 의원이 5%대를 넘었다. 야권에서 5% 지지율이 넘은 인물은 민주당 송영길 최고위원(7.9%)과 박영선 의원(5.4%), 김부겸 의원(5.3%) 등이었다. 그러나 모름·무응답층이 한나라당 56.4%, 야권 69.4%에 이르러 아직 유력한 차세대 지도자로 국민들에게 각인된 인물이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여론조사는 전국 19살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다.
지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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