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非)맞벌이보다 흑자규모 커…사교육·외식비 지출은 많아



맞벌이를 해봤자 소비지출이 더 많아 남는 돈이 없다는 통념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비(非)맞벌이 가구보다 흑자규모가 크고 상대적으로 소비지출 역시 적었다.

11일 통계청의 가계동향을 보면 3분기에 맞벌이 가구는 월 513만8000원을 벌고 387만9000원을 써 125만9000원이 남았다.

맞벌이가 아닌 가구는 한달 소득이 356만원, 흑자 규모는 66만3000원에 불과했다. 맞벌이 가구의 흑자 규모가 비맞벌이의 1.9배에 달했다.

비맞벌이 가구엔 외벌이 가구뿐 아니라 부자 또는 모자가 돈을 버는 가구, 무직 가구도 포함됐다.

맞벌이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은 69.7%로 비맞벌이의 77.0%보다 7.3%포인트나 작았다. 절대소득이 크기 때문에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하는 데 쓴 돈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뜻이다.

맞벌이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래 항상 비맞벌이보다 작았다.

맞벌이 가구의 가계 형편이 전반적으로 좋음에도 '남는 게 없는 장사'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교육비와 외식비 등 체감도가 큰 항목에서 지출되는 돈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맞벌이 가구의 전체 소비지출 규모는 비맞벌이의 1.31배다. 그러나 교육에 쓰는 돈만 보면 맞벌이가 비맞벌이의 1.65배에 달한다. 맞벌이가 그만큼 더 많은 돈을 교육에 더 투자한다는 의미다.

사교육비에서 차이가 두드러진다. 입시ㆍ보습, 개인과외 등을 포함한 지출항목인 '학생학원교육'에 맞벌이가 지출한 금액은 22만2000원으로 비맞벌이(14만1000원)의 1.58배였다.

대학교육 지출에서 격차도 컸다. 맞벌이는 전문대 이상 대학(원) 등록금액인 '고등교육'에서 맞벌이의 지출액은 비맞벌이의 2배(1.95배)에 달했다.

이는 맞벌이 가구가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 비맞벌이보다 자녀를 대학에 많이 보낼 수 있기 때문일 수 있다. 또는 대학에 다니는 자녀를 둔 부모가 등록금을 벌고자 맞벌이에 나섰기 때문일 수도 있다.

맞벌이가 비맞벌이에 비해 외식하는 경우도 잦았다. 일반 식당, 배달 음식 등에 쓴 돈을 뜻하는 '식사비'로 맞벌이는 한달에 38만2000원을 써 비맞벌이(27만원)의 1.41배에 달했다.

이밖에 맞벌이는 자동차 구입(1.96배)과 운송기구연료비(1.46배)에서 비맞벌이보다 지출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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