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때 높은 소득공제율로 회사원 발급 급증



장기적인 경기 불황으로 ‘있는 돈’만 쓸 수 있는 체크카드의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처음으로 1억장 발급을 돌파했다.

특히 연말정산 소득공제율이 신용카드보다 높아 체크카드 선호도가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가계 부채 대책 마련에 고심인 정부도 내년부터 저신용자 양산의 주범이었던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 활성화 대책에 집중할 것으로 보여 카드시장의 판도가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까지 체크카드는 총 1억20여만장이 발급됐다. 지난해 말까지 8975만장 발급된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1045만장이 늘은 것이다. 체크카드는 지난해 3월 말까지 8102만장에 불과했다.

신용카드가 11월 말까지 1억2000여만장으로 추정되고 이 가운데 상당수가 휴면카드 자동 해지로 감소할 전망이어서 내년 상반기 중에는 체크카드 발매 수가 신용카드를 처음으로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체크카드의 급성장은 가계 부채 축소를 위한 금융 당국의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과 은행계 카드사를 중심으로 한 체크카드 발급 경쟁이 큰 역할을 했다. 연말정산 때 체크카드 소득공제율은 30%로 신용카드의 25%보다 높은 점도 회사원들의 카드 신청을 유도했다.

또 경기 침체로 가계 형편이 어려워진 서민층이 본인 계좌의 돈만 쓸 수 있어 빚더미에 앉지 않는 체크카드를 선호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체크카드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수수료율을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에 따라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이 평균 2.1%에서 1.9%로 하향 조정됐으나 체크카드는 제외됐다.

삼성카드와 같은 대형카드사의 체크카드 평균 수수료율은 영세 가맹점이 1.0%지만 일반가맹점은 1.5~1.9%로 미국(0.7%), 캐나다(0.2%)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다.

신용카드는 카드사가 미리 돈을 내고 나중에 돈을 돌려받아 관리 비용이 많이 들지만 체크카드는 고객 계좌의 돈을 입출금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수수료가 낮아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한 카드사 관계자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체크카드에도 적지 않은 부가 혜택을 주고 있어 일률적으로 수수료율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 “현재는 체크카드 대중화에 더 신경 써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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