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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문재인 전 대선후보가 최근 들어 대외 행보에 조금씩 나서는 분위기다.

문 전 후보는 대선 패배 이후 비상대책위원장 지명 문제로 당 안팎의 인사를 활발하게 접촉했지만 이후 자택이 있는 경남 양산에 내려가 휴식을 취하며 대외 행보를 자제해 왔다.

그러나 지난달 27일 비공개 일정이긴 하지만 한진중공업 직원 고(故) 최강서씨의 빈소를 방문하고 30일에는 광주 5ㆍ18 국립묘지 참배, 무등산 등반, 광주지역 원로들과의 원탁회의를 갖는 등 외부 일정을 가졌다.

지난 1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문 전 후보는 트위터를 통해서도 근황을 소개하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는 대선 이후 노동자들이 목숨을 끊는 일이 이어지자 지난 22일과 27일 트위터에서 희망의 끈을 놓지 말자는 취지로 안타까움과 책임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2일에는 헬렌 켈러의 말을 인용해 "하나의 행복의 문이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린다. 그러나 가끔 우리는 그 닫힌 문만 너무 오래 보기 때문에 우리를 위해 열려있는 다른 문을 보지 못한다", "비관주의자들은 별의 비밀을 발견해낸 적도 없고 지도에 없는 땅을 향해 항해한 적도 없으며, 영혼을 위한 새로운 천국을 열어준 적도 없다"는 글을 남겼다.

문 전 후보 측은 "대선 패배로 상심한 지지자들을 위로하기 위한 최소한 행보를 하는 것"이라며 "노동자들의 잇단 자살이 대선 패배와 연결돼 있다는 소식에 희망을 갖자는 취지에서 트위터에도 글을 남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비주류 쇄신파를 중심으로 정치일선 복귀를 위한 수순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면서 문 전 후보의 행보가 계파 간 갈등 소지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노 전 대통령 묘역 참배에 참여정부 출신 인사들과 노무현재단 회원 등 1천여명이 대규모로 참석한 것을 놓고 친노(친노무현) 진영의 당권 재장악을 위한 세 과시로 비친다는 경계심마저 나온다.

비주류 한 3선 의원은 "정치의 중심에 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고 말했고, 다른 재선 의원은 "대선 패배의 일차적 책임이 있는데 자숙하고 진로를 깊게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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