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해도 남 탓은 말고 용기 있게 전진하자

나는 남 탓하던 아이였다. 34세가 되는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다. 부자 되겠다고, 멋진 사업가가 되겠다고 지난 11년간 다른 생각 않고 창업만 해왔다. 그 시간들 중 90퍼센트의 시간은 실수와 실패의 연속이었지만 그 가운데에서 나는 늘 생각했다. 난 왜 돈 없고 백(인맥) 없나. 그것들만 있으면 나도 잘될 텐데. 조금씩 성과를 내기 시작한 시점은 그나마 내가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이 사라진 후였다.

지난 2012년을 돌아보면 참으로 다사다난했다. 많은 성장이 있었고 많은 실수도 있었다. “실수는 괜찮다. 하지만 같은 실수의 반복은 안 된다.” 늘 스스로 새기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한 실수들을 토대로 올 한 해의 다짐을 적어본다.

남 탓하지 말자. 내가 제일 많이 해본 건데, 결국 내가 손해더라. 남들한테 바꿔라 바꿔라 해봤는데 내가 바뀌니까 남도 바뀌더라. 결국 내가 사는 걸로 보여주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남 탓하니 그 순간 내 잘못은 보이지 않더라. 반면, 내 잘못을 보려고 하니 내가 성장하더라. 결국 다 나 좋은 일이다.

다른 사람을 믿어보자. 난 사람을 쉽게 믿지 못하고, 상처받길 두려워한다. 그래도 용기 내보자. 마음을 닫아버리면 새로운 일도, 사람도 없다. 받기 전에 줘보자. 받았으면 더 줘보자. 주고 또 주다 보면 믿어주겠지 하고 내가 먼저 믿어보자. 상처를 기꺼이 각오하고 용기 내보자.

얼마 전 멋진 다큐멘터리를 봤다. 제목이 ‘사회적 자본’이었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게 보았다. 신뢰와 소통, 협력 이 세 가지를 모두 아우르는 개념이 바로 이 다큐멘터리의 제목인 ‘사회적 자본’이다. 사회적 자본은 올바른 복지국가 건설을 위해 지금 우리에게 축적되어야 할 자산이기도 하다. 사전적 의미의 사회적 자본은 사회가 신뢰하고 소통하여 협력할 수 있게 돕는 무형의 가치를 말한다. 사회적 신뢰가 쌓이면 경제가 좋아진다더라. 서로 믿으면 나라 경제도 좋아진다는데 믿다 보면 내 경제도 좋아지겠지. 또 결국 나 좋은 일이다.

적당히 먹자. 적당히 먹으면 탈이 안 난단다. 난 늘 배 터지게 먹어야 먹은 것 같았다. 이제 겨우 회사 사정도 좋아지고 내 밥벌이도 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적당히 먹을 생각을 해본다. 덜 불안해진 내 삶을, 이 행복을 다른 이에게도 전염시켜 보자. 나를 알고 가운데가 좋은 줄 알면 나라도 다스릴 수 있다 하지 않나. 늘 가운데를 찾는 노력을 하자.

김상현 국대떡볶이 대표새해 우리나라와 사회에 바라는 부분과 나의 다짐이라는 주제로 글을 부탁받았다. 1980년에 태어난 새파란 내가 무얼 알고, 바라겠는가. 난 햄버거를 입에 물고 태어났다. 배 곯은 우리네 부모님들의 이야기는 아무리 들어도 와닿지 않는다.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밥 먹여 주는 나라에 살고 있다. 다 만들어 주셨다. 근데도 나는 그네들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이야기하고 있었다. 나의 역할은 어디 가고 없었다. 다시 지면을 통해서나마 이 땅의 모든 아버지 어머니께 깊은 감사함을 전한다.

이제 나의 역할을 생각해 본다. 그 어른들은 나에게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다. “우리보다 좀 더 잘커서, 좀 더 잘, 좀 더 건강하게 해보거라”라고.

[글·사진: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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