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희망을 행동으로 보여 달라

 

2013년 어김없이 새해가 밝아 왔다. 새해, 새 정부를 향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커진 요즘 10대와 20대들은 어떤 문제로 고민하며, 무엇을 희망하고 있을까. 새해, 새 정부에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거리로 나가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 봤다.

10대 청소년들의 고민은 역시 학업에 관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서울시내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유시영(13) 양은 “학교 끝나고 바로 또 학원을 가야 하니 쉴 수가 없어서 힘들다”며 “학교 수업 시간이 줄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학교 수업을 4교시까지만 하고 방학도 좀 더 길었으면 좋겠어요. 쉬는 시간 동안 공부 말고 체험이나 여행 같은 걸 많이 하고 싶어요. 친구들과 더 친해질 기회도 될 것 같아요. 요즘엔 친구들 사이에서도 공부 잘하고 못하는 것 때문에 차별받거든요.”

“학교수업 줄어들고 놀 시간 많았으면…”
이 밖에도 임남혁(13) 군, 이광빈(13) 군, 강다영(11) 양 등 많은 초등학생이 학교와 학원 수업의 병행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았다. 이들은 하나같이 “자유롭게 놀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임승헌(14) 군은 “우리나라에서 시험을 없앴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유는 “벼락치기 공부 해서 보는 시험보다 평소의 학교 공부를 통해서 더 정확한 평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것.

중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유시온(15) 군은 “학교폭력이 심해 학생들이 많은 고통과 스트레스에 시달린다”며 “학교폭력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꼭 찾아 주시기를 새 대통령께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얼마 전 대입 수능을 마쳤다는 20세 엄수민 양은 “새해에는 원하던 대학교에 입학해서 멋진 대학생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밝혔다.

“대학교 2학년인데 벌써부터 취업 걱정”
20대에게는 좀 더 현실적인 고민이 많았다. 특히 20대 초반의 대학생들은 비싼 등록금과 ‘스펙’ 관리에 대한 걱정, 20대 중·후반에서는 취업과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고민을 엿볼 수 있었다. 20대들은 현재 고민과 사회 현실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대부분 “대통령 한 사람이 모든 걸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대학원에 다니며 취업 준비를 하는 김은수(남·27)씨의 이야기다.

“취업을 준비하는 20대에게 2012년은 더없이 혹독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몇몇 친구들은 취업 재수, 삼수에 들어가게 됐어요. 대통령께 이러한 사회 문제를 다 해결해 달라고는 바라지는 않습니다. 단지 조금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많이 듣고, 토론하고, 또 많이 고민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말이 아니라 행동하는 모습을 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그게 두렵지는 않다”며 “그래도 아직은 젊으니까 잘 헤쳐 나갈 자신이 있다”고 덧붙였다.

대학 2학년에 재학 중인 김소라(여·22)씨는 “현재 최대 고민은 다름 아닌 자기관리”라며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점, 스펙, 시간 모두 잘 관리할 줄 알아야 하는데 나 스스로 그 관리를 잘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자신감을 잃어 간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단지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에만 치중하지 않고, 나 자신을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대학생 최혜인(여·22)씨는 “졸업 후 진로가 가장 걱정”이라고 말했다.

“아직 제 적성에 맞는 분야를 찾지 못했지만,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이제 본격적으로 취업 준비를 해야 해요. 그런데 가끔은 의문이 들기도 해요. 2학년밖에 안됐는데 왜 벌써 취업 걱정을 하고 외국어 공부에 목을 매야 하는지 의문이죠.”

“육아 걱정 없이 사회생활 했으면 해요”
이외에도 인터뷰를 위해 만난 대부분의 대학생이 ‘취업 스펙 관리’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학년에 상관없이 대학 입학과 동시에 취업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대학생 박신영(남·23)씨는 “등록금 때문에 휴학하면서까지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학생이 많다”며 “반값등록금이 꼭 실현됐으면 한다”며 바람을 나타냈다.

직장에 다닌다는 정태영(남·29)씨의 고민은 불안정한 미래에 대한 것이었다.

“비정규직으로서 정규직 전환에 대한 불안함과 걱정이 많습니다. 또 앞으로 결혼하고, 집을 장만하고, 육아를 해 나가야 하는데 벌써 불안감이 밀려와요. 또 언제 돈을 모아서 노후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지도 막막하고요. 아직 20대임에도 노후에 대해서까지 고민을 하게 만드는 사회 현실이 안타깝기도 합니다.”

올해 여름 결혼했다는 직장인 김유리(여·29)씨는 “직장 여성들이 맘 놓고 아이를 낳고 눈치 안 보고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와 복지 여건이 좋아졌으면 한다”는 희망을 밝혔다.

어른들이 말하듯 ‘앞날이 창창한’ 1020세대는 미래에 대한 희망보다는 걱정이 앞서 있었다. 그러나 동시에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이들의 열망도 그만큼 강하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혼자보다는 함께, 빨리보다는 멀리, 나누기보다는 더할 수 있는 2013년이, 그리고 앞으로의 5년이 되길 바란다”는 김은희(여·26)씨의 말처럼 1020 세대는 새해, 새 정권에는 좀 더 나은 미래가 펼쳐지기를 어느 때보다 희망하고 있다.

[글·사진: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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