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잇달아 내리고 있다.

그동안 은행들은 조달 비용 감소 등 영업 여건의 개선에도 주택담보대출에 높은 가산금리를 붙여 서민 가계의 이자 부담을 가중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이 은행별로 가산금리를 공시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가산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나서자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11일부터 서민들의 금융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연동형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를 0.2%포인트 내린다고 10일 밝혔다.

우리은행은 종전에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산정할 때 CD 금리에다 2.70∼3.62%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붙였으나 이번 주부터 가산금리를 2.50~3.42%포인트로 낮춘다.

이에 따라 현재 2.88%인 CD 금리를 감안하면 11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주 연 5.58∼6.50%에서 연 5.38~6.30%로 인하된다.

CD 연동형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기존보다 0.2%포인트 낮아져 연 5.88∼6.70%가 적용된다.

이번 금리 인하는 올해 말까지 1년간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최근 대출금리 상승으로 서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서민가계의 이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금리를 내렸다"면서 "금리 인하는 신규 대출과 만기 연장 때 적용된다"고 말했다.

외환은행도 11일부터 CD 연동 주택담보대출 최저 금리를 0.2%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 주말 연 5.12∼ 6.67%에서 이번 주 연 4.92∼6.67%로 낮아진다.

이 은행 관계자는 "신규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개인신용등급이나 거래실적에 따라 0.1~0.2%포인트 인하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기업은행은 올해부터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5%포인트 내렸다.

또 1년간 가계대출 중 연체 대출에 적용되는 금리를 현행 최고 연 21%에서 18%로 3%포인트 낮췄다.

앞으로 대출금리 인하에 동참하는 은행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은행권은 최근 시중금리가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대출금리를 낮추면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정기예금 금리가 5%대로 높아지는 등 조달비용이 상승해 대출금리를 내릴 요인이 없다"며 "새로운 대출금리 체계 변경 논의를 지켜본 뒤 금리 인하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은행연합회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정기예금, 은행채, CD 등 은행의 실제 자금조달원을 가중 평균한 새로운 기준금리를 만들고 있으며 이르면 2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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