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사에 있는데 매콤한 안개가 공장에서부터 날아와 자욱하더라고요.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12일 염산 누출사고가 난 경북 상주시 청리면 웅진폴리실리콘 상주공장에서 1㎞가량 떨어진 마공리에 사는 김대호(57)씨는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오전 10시30분께 청리면과 상주시에 처음으로 사고 내용을 신고했다.

그는 “내가 신고할 때까지만 해도 (청리)면에서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신고한 뒤에 공장에 가서 물어보니 공장측에서도 모른다고만 했다”고 설명했다.

웅진폴리실리콘 상주공장은 2010년 10월23일에도 폭발사고가 나 직원 1명이 다치고 성분이 밝혀지지 않은 연기가 마공리로 날아와 주민들이 불안에 떨기도 했다고 한다.

김씨는 “2년여 전에도 이런 일이 있어서 황당했다”면서 “축사에 소 260마리가 있어 연기를 빼내려고 선풍기와 환풍기를 돌리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뿐만 아니라 마공리에 사는 400여명의 주민도 놀라기는 마찬가지다.

이 마을 회관에서 만난 김원용(63)씨는 “처음 집에서 나와 보니 안개가 낀 것처럼 온 마을이 자욱했다”며 “농담 삼아서 했지만, 우리 모두 다 죽는 것 아니냐고 얘기할 정도였다”고 당시 상황을 말했다.

상주시와 웅진폴리실리콘측은 이번에 누출된 염산은 바람이 많이 불지 않아 멀리 퍼지지 않았고 누출량도 적은 편이라고 밝혔다.

상주시의 한 공무원은 “구미 불산사고 여파인지 직원들을 비상 소집하는 바람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스럽게도 지금은 2차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 같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시는 사고 뒤 웅진폴리실리콘 인근 공장과 마공리 주민에게 외출하지 말고 문을 닫고 있으라고 방송했고, 만일을 대비해 주민을 대피시키려다가 해제했다.

그러나 2년여 전에도 같은 공장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났고, 지난해 9월 구미에서 불산 누출사고로 인근 마을이 큰 피해를 본 뒤여서 마공리 주민들의 불안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마공리 한 주민은 “(사고가 나고) 이제 와서 뭐 어떡하겠느냐”며 “다들 괜찮다고는 말을 하지만 불안한 것은 당연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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