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유통되는 백신 프로그램 10개 중 4개는 악성코드를 탐지·치료하는 능력이 전혀 없는 사기 ‘불량 백신’으로 나타났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지난해 국내에서 제작·유통되는 백신 프로그램 168종(유료 143종·무료 25종)을 대상으로 성능 시험 실태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방통위가 악성코드 샘플 3000여개로 성능시험을 한 결과, 전체의 41.6%에 해당하는 70종이 단 한개도 찾아내지 못했다.

또한 백신 6종(3.6%)은 1000개 미만의 악성코드만 탐지·치료한 것으로 나타나 전체적으로 보면 시중에 유통되는 백신 가운데 절반가량이 불량 제품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 제품 중 90% 이상은 소액 결제 등 유료 판매 제품이라 사용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민원내용의 44.5%를 차지하는 자동연장 결제는 대부분 제품 약관에 고지돼 있어 보상받기 어려우므로 세심히 살펴봐야 한다.

이용자 민원과 관련해서는 1372 소비자 상담센터에 접수된 백신 관련 상담건수가 2010년 612건을 최고점으로 2011년 248건, 2012년 227건으로 매년 감소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클린시스템 환경에서 정상 파일을 악성코드로 잘못 인식하는 오탐제품도 31종(18.5%)에 달했으며 서비스 중단, 설치오류, 실행오류로 아예 조사 진행이 불가능한 제품도 29종(17.3%)이나 됐다. 다만 오탐제품 비율은 전년(52.0%)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실험에 사용된 3000개의 신규 악성코드 샘플 중 3분의 2 이상을 탐지·치료한 프로그램 비율이 33.9%로 전년(31.2%)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백신 프로그램의 필수 항목인 자동 업데이트 기능 보유 비율과 실시간 탐지 기능을 갖춘 제품 비율은 각각 57.7%와 31%로 전년(45.0%, 26.7%)보다 다소 개선됐다.

방통위는 성능미달, 오탐, 미동의 설치 백신 80종에 대한 조사 결과를 해당 업체에 문서로 통보하고 개선 후 회신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악성코드 샘플 3000개 중 3분의 2 이상을 탐지·치료하고, 설치 시 이용자의 동의를 받으며, 약관을 통지하는 등 기준에 부합한 우수 백신프로그램 11종을 선정해 공개했다.

우수 백신 프로그램으로 선정된 제품은 내주치의 닥터(KT), 네이버 백신(NHN), 노애드2+(미라지웍스), 바이러스체이서 8.0(SGA), 바이로봇 Internet Security 2011(하우리), 알약(이스트소프트), B인터넷클린(SK브로드밴드), nProtect AVS 3.0(잉카인터넷), U+ 인터넷 V3(LGU+), V3 365 클리닉(안랩), V3 Lite(안랩) 등 10개사 11종이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