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면(1) / 김리영

쉽게 잠 못 드는 밤이면
작고 은빛나는 법랑냄비에 라면을 삶는다.

세상 사는 재미도 함께 끓여보면 어떨까?
뜨거운 라면가락 속에 살다 얻은 슬픔을
녹여 담을 수 있다면 매운맛 스프는
뿌리지 않아도 되겠지.

그대의 깊은 잠 虛氣와 함께 라면 한 그릇
맛있게 비우고 돌아설 때 나의 꼬이고
비뚤린 일상은 풀려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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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리영 (시인 ) 1991년 <현대문학>에 시 '죽은 개의 슬픔'외 5편 당선으로 등단,
세종대학 무용교육학과 졸업. Southm Oregon University Art 수학.
1993년월간 현대시 기획시집<서기 1054년에 폭발한 그>,
1999년 <바람은 혼자 가네>, 2006년<푸른 콩 한줌>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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