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흡 ‘공금횡령’비판목소리에도 아랑곳 없이 비준안 호소만..

국회가 21일부터 이틀간 헌재 소장 인사청문회를 개최하면서 이 후보자의 실정법 위반, 권한 남용, 공직자로서 비윤리적인 처신, 공금 유용 등 헌제소장 후보자에 대한 수십가지 의혹을 검증했다.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22일 열린 청문회에서 “이번에 좋은 시련을 겪고 아주 새로 태어나는 인간이 되겠다”며 여야 의원들에게 인사 비준을 호소했다.

또한 이 후보자는 이날 밤 청문회 마무리 발언에서 “개인적으로는 이때까지 살아온 인생하고 완전히 다른 세상에 있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존경하는 위원장 이하 위원들께서 힘든 시간을 저를 위해 보내주시고 좋은 충고도 많이 해주셔서 그것부터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가 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과 드러난 잘못에 대한 사과나 시인 대신 순순히 받아들이기 힘든 경험이었다는 표현이었다. 청문회에서 드러난 비리와 질타에 대해서도 “충고에 감사하다”고 표현한 것이다.

이에 인사청문특별위원장인 강기정 의원(민주통합당)은 이 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혹과 논란을 열거하며, “위원들 질의는 여야 의원 개인의 목소리 아니라 국민의 요구였다는 사실을 다시 강조한다”고 지적했다.

22일 박홍근 민주통합당 의원은 이 후보자가 헌재 재판관 시절 특정업무경비 3억여원을 초단기 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머니마켓펀드는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고금리 금융투자상품이다.

박 의원은 “이게(머니마켓펀드) 자율 입출금이 가능하고 이율이 높지만 예금자 보호가 안 된다. 국민 세금을 가지고 예금자 보호도 안 되는 상품에 이자놀이를 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이 머니마켓펀드 계좌가 누구 것인지에 대해 밝히지 않으면서 “돈은 섞이기 때문에 어느 통장에서 어떻게 썼는지 알 수 없다”며, 공금과 개인 돈을 구별해 관리하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기부금과 관련 21일 서기호 진보정의당 의원은 이 후보자가 해마다 500만~1600만원의 기부금을 낙산사·조계사에 현금으로 기부했다며 자금 출처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모친의 제를 올린 절이라서 특별한 인연이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서 의원은 “과거 종교단체에서 가짜 기부금 영수증을 끊어 연말정산을 받는 사례가 많았다. 이 후보자는 무슨 돈으로 언제 입금했나. 계좌이체로 한 것이냐”고 물었고, 이 후보자는 “현금으로 냈고, 자세한 것은 기억하지 못한다”며 대답을 회피했다.

또, 이 후보자는 셋째 딸에게 송금한 5000여만원의 자금 출처를 밝히지 않아, 야당의원들은 제3의 계좌가 있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이 후보자는 외국 출장 중에도 차량 유류비를 받아간 일, 셋째 딸이 경력요건을 채우지 않은 채 삼성물산에 취업한 일에 대해 제대로 된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여기에 국외출장이 잦다는 지적에도 “초청국에서 국외출장비를 부담했다”고 거짓해명을 했다 번복하며 의원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청문회 동안 불성실한 자료제출과 말바꾸기로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많이 받았다. 서영교 민주통합당 의원은 “이 후보자는 ‘나처럼 통장을 다 공개한 사람은 없다’고 했는데, 자녀유학자금과 관련된 돈이 어디서 나왔는지 보다보니 새 계좌가 나왔다”면서 “떳떳하다면 관련 자료를 내면 된다”고 추궁했다.

같은 당 최재천 의원은 어떤 식으로 썼는지 기억 안 난다더니 10분 만에 자료를 냈다고 한다며 말바꾸기를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특정업무경비를 쓴 영수증 등이 없다며 “이게 헌재의 관례니 의원들이 법을 바꿔 앞으로는 이런 곤란한 일이 생기지 않게 해달라”고 여야 의원들에게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최 의원은 이 후보자를 ‘생계형 권력주의자’로 불러야 한다고 말했다.

청문회를 보는 누리꾼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착잡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 후보자는 청문회가 아닌 ‘재테크의 달인’ 같은 프로그램에서 봐야 할 인물”, “내가 낸 세금으로 투기를 하다니” 등 이 후보자를 질타하는 글이 쏟아져나왔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이재화 변호사도 트위터를 통해 “(이 후보자가) ‘결정적 하자가 없다’는 권성동, 강은희, 김도읍, 김재경, 안효대 위원들은 지구인이 이해할 수 없는 화성인 국회의원인가 보다”라며, 이 후보자를 감싸는 새누리당 위원들을 비판했다.

한편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23일 당사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특정업무경비를) 콩나물 사는 데 쓰면 안되지...”라며 이 후보자를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가 여론을 의식해 이 후보자 낙마를 위한 수순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동흡 헌재소장 후보 의혹 리스트(계속 추가중)

(1) "친일파 국가재산 환수 위헌" (2) 홀짝제 피하게 관용차 더달라, 송년회 때 삼성협찬 받아와라, 검찰에 골프부킹 책임져라, 위장전입 (3) 저작권법 위반 논란 (4) 군 복무중 석사 학위 취득 논란 (5) ‘긴급조치 헌법소원’ 주심때평의 미루기 (6) 장남 증여세 탈루 의혹 (7) 6억 벌어 6억 저축? 재산 불린 과정 의혹 (8) "다시 돌아올거야" 퇴임 4개월 지나서야 짐 빼기 (9) 불법 정치자금 후원 전력 (10) 병원비 보험사에 떠넘기기의혹 (11) 집 근처서 업무추진비 부당사용 (12) 공금으로 부부 관광성 외유  (13) 직원에게 대리운전 시키기, 여직원엔 "법복 입혀달라" (14) 이동흡 후보자 부천지원장 때 조폭두목 3일만에 풀려나…왜? (15) 사찰기부금 출처, 딸 유학비 계좌 못밝혀…"허위영수증 냈나" (16) 해외출장 중 관용차 사용…이동흡 ‘유령? (17) 2억대 공금 받은 계좌서 개인보험료 냈다 (18) 장남 군복무때 1주일 1번…사병 2배 넘는 97일 휴가 (19) 이동흡, 딸의 피부양자로 등록…건보료 안내 (20) 특정업무비 3억여원 본인·부인 MMF계좌로 빠져나가기도 ...이외의 의혹과 관련한 사실들을 추가중에 있다고 한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