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는 이번 총리 인선을 두고 실세 총리가 국정 전반을 주도하는 ‘책임총리제’ 보다는 주요 부처 장관들이 국정 주도권을 쥔 ‘책임장관제’에 박 당선인 구상의 방점이 찍혀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경제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경제부총리와 공룡부처로 출범할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의 역할이 클 수 밖에 없다.
◆ 경제부총리, 경제관료 출신 새누리당 중진 의원 가능성
정치권은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에서 나타난 ‘한번 일하면서 신뢰가 쌓인 사람에 대해 퇴출은 없다'는 박 당선인의 인사 원칙이 주요 장관 인선 때도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거시 경제정책 수립은 물론 각 부처를 쥐락펴락할 예산권까지 갖고 있는 경제부총리에 박 당선인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측근들이나 관료출신 새누리당 의원들이 하마평에 오르는 이유다.
기획재정부 장관이 겸임하는 경제부총리가 산업자원통상부, 농림축산부, 고용노동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장관들의 업무를 실질적으로 조정해야 하기 때문에 무게감 있는 중량급 인사가 선임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경제부총리에는 이한구 원내대표,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중 김광두 원장은 주변에 “공직에 나서는 것 보다는 국가미래연구원을 개혁적 보수의 싱크탱크로 키우는 일에 전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안팎에서도 경제부처를 조정하는 거대 부처인 기획재정부를 장악하기 위해서는 학자출신보다는 관료 출신이 바람직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이한구 원대대표도 공개적으로 ‘경제부총리를 맡을 생각이 없다’고 했지만 여권에서는 관료 장악력과 국정 추진력, 박 당선인과의 호흡 측면에서 합리적인 인선이 아니겠냐는 인식이 많다.
이 밖에 재경부 차관과 예산 당국 경험이 많은 김광림 의원, 박근혜 당선인의 최측근인 최경환 의원 등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류성걸 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도 박 당선인의 국정운영 로드맵 작성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경제부총리 후보로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장하준 캠프리지 대학 교수도 박정희식 발전모델을 신자유주의 경제성장에 대한 대안 측면에서 분석한 점을 들어 발탁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 ‘공룡부처’ 미래창조과학부, 김종인 발탁 가능성?
이와 함께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도 박 당선인의 핵심 국정과제인 ‘창조경제’를 추진하는 거대 부처라는 측면에서 거물급 실세가 장관으로 지명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에는 김종인 전 박근혜 캠프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의 기용도 점쳐진다.
대선 기간 중 창조경제의 개념과 융·복합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를 최초로 제안했다는 점이 그 배경으로 거론되고 있다.
업계 출신으로 눈을 돌리면 윤종용 국가지식재산위원장, 황창규 지식경제부 R&D전략기획단장, 진대제 전 정통부 장관, 이석채 KT 회장의 하마평이 나온다.
이석채 회장의 경우 민간과 관을 모두 경험한 인사라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과학계에서는 김도연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과 문길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김창경 전 교육과학기술부 차관 등이 거론된다.
김창경 전 차관의 경우 김 위원장에게 미래창조과학부 아이디어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미래창조과학부의 과학전담 차관 가능성도 제기된다.
통상교섭본부를 흡수해 출범할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는 이현재 인수위 경제2분과 간사,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 출신인 이승훈 새누리당 충북 청원당협위원장 등이 물망에 올랐다.
산자부 차관 출신으로 하이닉스 회생을 이끈 바 있는 김종갑 한국지멘스 회장의 발탁 가능성도 있다.
농축산부 장관으로는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정승 말산업중앙회 회장 등 농식품부 차관 출신들이 거론된다.
공정거래위원장 후보로는 새누리당 이혜훈 최고위원의 이름이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학계출신으로는 신광식 KDI 초빙연구위원도 이름이 오르내린다.
새누리당 대선캠프에서 박 당선인의 경제민주화 공약을 만들었다는 점이 강점이다.
일각에선 현 김동수 위원장이 남은 1년의 임기를 채울 것으로 보기도 한다.
금융위원장 후보로는 임종룡 국무총리실장, 권혁세 금융감독원장, 신제윤 기획재정부 1차관, 김주현 예금보험공사 사장, 박대동 새누리당 의원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신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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