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대마 400%·프로포폴 10배…“마약청 신설 필요”


마약사범이 1만명에 육박하는 가운데 작년 압수된 마약량은 줄었지만, 외국산 마약밀반입 등 합성대마나 프로포폴 같은 신종마약류는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검찰청 강력부(주철현 검사장)는 지난해 단속된 마약류 사범 총 9255명을 조사한 결과, 합성대마 압수량은 4.7kg으로 전년(1.1kg) 대비 400% 증가했고, 프로포폴은 무려 10배가량 증가한 20만202앰플(앰플 당 20㎖)이었다고 28일 밝혔다.

압수한 마약류는 총 50.1kg으로 전년(110.9kg)에 비하면 45.4% 감소했다. 그러나 외국산 마약류 밀반입량은 35.1kg으로 전년(22.9kg) 대비 53.2% 급증했다. 이는 기존 중국·동남아 외에 피지·케냐(필로폰), 미국·캐나다(대마), 뉴질랜드·헝가리(신종마약) 등으로 밀반입 루트가 다양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검찰 관계자는 “국내 거주 내·외국인들이 인터넷을 통해 신종마약을 주문하는 사례가 늘었다”며 “연예인, 의사, 제약사 직원, 유흥업 종사자 등이 관련된 프로포폴 오남용도 증가 추세”라고 말했다.

프로포폴은 2011년 2월 마약류로 지정됐다. 작년 26개파 45명의 조직폭력배가 마약 범죄에 연루되면서 밀반입량(12.4kg)도 전년(5.9kg) 대비 배 이상 늘었다.

조재연 대검 마약과장은 “조폭이 마약에 손을 대면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범행도 잔혹해져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마약정책 수립부터 단속, 치료, 재활, 홍보까지 통합 관리할 수 있는 마약통제 전담기구인 ‘마약청’ 신설을 정부에 건의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마약범죄와 조직범죄를 함께 수사·관리할 통합수사시스템 도입도 검토하기로 했다. 또 김포공항에서 압수된 마약이 2011년 108.1g에서 지난해 160.5g으로 48.4% 증가함에 따라 김포공항 마약분실을 10년 만에 다시 설치하기로 했다.

마약류사범은 2009년 1만1875명을 정점으로 2010년 9732명, 2011년 9174명으로 줄었지만 2012년 9255명으로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에는 필로폰 등 향정사범이 82.5%인 7631명이었고, 대마사범 11.3%(1042명), 양귀비 등 마약사범 6.2%(582명)로 집계됐다. 외국인 근로자, 주한미군 등의 대마 흡연이 늘어나면서 외국인 마약류사범이 31개국 359명으로 전년(27개국 295명)보다 38.6% 증가했다.

조 과장은 “외국에는 정책수립, 치료, 재활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하는 마약전담기관이 있다”며 “우리는 검찰·경찰이 단속하고, 치료·재활은 식약청, 정책수립은 보건복지부로 역할이 나눠져 효율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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