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는 30일 김용준 국무총리 지명자의 자진사퇴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당선인의 밀봉인사를 원인으로 지적하면서 인사시스템을 변경할 것을 촉구했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의에서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 가야 한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깜깜이 인사, 밀봉인사가 되면 안 된다"며 "이번 사태로 박근혜 당선인의 취임 전 내각구성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듯이 첫 단추가 잘 꿰어져야 옷을 바로 입을 수 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부터 삐걱거리면 우리 국민은 무엇을 믿고 산단 말인가"라며 "다음 후보자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국무총리 업무를 수행하기 적합한 자질과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기춘 원내대표도 "(박근혜 당선인의) 인사시스템에서 여러 문제가 있어서 이런 불행한 사태가 발생한 것"이라며 "수첩에 등재된 자기 사람 명단에서만 후보를 찾을 게 아니라 인재 풀을 넓히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공직에 진출을 희망하는 인사들에 대해서도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공직자에 대한 도덕성의 잣대가 엄격해졌다. 과거에 관행의 이름으로 용인되던 일들이 낙마 사유가 되기도 한다"며 "주변 철저히 살펴보고 자신이 없으면 요청이 있더라도 나서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설훈 비대위원은 "인수위대변인, 헌법재판소장, 국무총리까지 세 번에 걸친 인사실패가 있었다. 한두 번은 실수라고 하겠지만 세 번씩이나 연거푸 실패한다면 실수가 아니라 실력"이라며 "박근혜 당선인의 인사실력이 이 정도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설 위원은 "박 당선인의 인사에 대한 인식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당선인은 보안을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에 젖어있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며 "인사 역시 소통 속에서 합리적인 처방이 나온다. 소통이 보안보다 훨씬 더 효율성 높다는 사실을 당선인은 지금쯤은 깨달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철 비대위원도 박 당선인의 깜깜이 인사를 비판한 뒤 "김 지명자의 모친과 부인은 70~80년대 부동산 폭등시대를 일으켰던 복부인의 전형이었다"며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은 왜 박 당선인 앞에 가면 다들 작아지나. 집권여당 전에 행정부를 비판하고 견제해야 할 국회의 권능은 다 포기하고 만 것이냐"고 비판했다.

문병호 비대위원 역시 "극소수 측근과 극도의 보안 속에 진행하는 박근혜식 인사작업은 민주시대에 걸맞지 않다. 박 당선인의 불통 이미지만 증폭시키고 인사능력에 대한 불신만 키울 뿐"이라며 "박근혜식 불통인사가 소통으로 변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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