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30일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가 전날 후보직을 전격 사퇴한 것과 관련, "앞으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쓴소리를 하는 분들도 많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정권을 출범하려는 시점에서 쓴소리는 너무 이르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지만 이번에 인사 문제에 대해 여러 교훈이 생겼기 때문에 이런 문제는 바꿔야 되겠다는 목소리가 좀 나와야 된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김 후보자의 사퇴를 놓고 박 당선인의 '나홀로 인사', '밀봉 인사' 스타일이 도마에 오른 데 대해 "병역이나, 증여세 납부,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은 서류 검증만 제대로 해도 걸러질 수 있는 문제"라며 "이제 박 당선인도 시스템에 의한 철저한 사전 검증으로 인사 스타일을 수정 보완할 필요가 있다. 이번 사태가 큰 교훈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최고위원은 "특히 인사추천기능과 검증기능을 뚜렷하게 분리할 필요가 있다"며 "청와대를 중심으로 국세청 등의 검증팀을 통해 1차 검증을 철저히 하고 국회에서는 후보자의 정책비전이나 능력을 주로 다루는 인사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 당선인의 불통(不通) 인사 비판에 대해서도 "이번 인수위가 소위 군기잡기 식의 철저한 보안을 한 것에 대해 소통이 부재했다는 비판을 분명히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가 사퇴를 결심한 배경에 대해선 "장애인으로 법조계 신화를 쓴 인물인데 사회적 존경과 신망이 무색하게 야당과 언론에서 연일 의혹을 제기하는 부분에 대해 아마 많은 자괴심을 느낀 것 같다"며 "당과 인수위의 연석회의 때도 본인이 상당히 깨끗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이러한 것들이 언론에 나온 데 대해 많이 당혹해 하는 것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정 최고위원은 '제기된 의혹에 대해 소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보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그런 부분도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언론과 야당으로부터 많은 공격을 받는 데 대한 자괴심을 느꼈을 거라는 생각을 먼저 한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다만 제기된 의혹에 대해 "해명할 부분이 있으면 본인이 공식적으로 해명할 기회를 가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 후보자가 총리 후보직 사퇴에 이어 대통령직인수위원장직을 유지할지에 대해 "당선인의 뜻에 따른다고 했는데 미리 말하는 것은 이르다고 생각하지만 위원장직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앞으로 일을 능률적으로 할 수 있겠느냐는 측면에서 좀 회의적"이라고 예상했다.

또 "이제 와서 새로운 사람을 위원장으로 앉히는 것도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는 점에서 어렵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현재 부위원장이 위원장을 하든지 아니면 부위원장의 위원장 대행 체제로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태에 따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선 "보고서 채택이 무산됐고 국회의장도 직권상정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본인은 아직 사퇴 의사를 표명한 바 없어 더 진퇴양난"이라며 "결국 빠른 시일 내에 본인 스스로 마음의 결정을 해야 된다"고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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