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수정안 일방 홍보 안돼"…국정보고대회 중단 검토

한나라당이 새해 국정과제 설명 등을 위해 계획한 전국 순회 신년 국정보고대회가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국정보고대회를 통해 세종시 수정안을 설명하고 여론몰이를 하고자 하는 게 당초 목표였지만, 친박계와 중립 성향의 시도당위원장들이 '당론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 대회를 통해 수정안을 홍보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같은 반발은 지난 14일 충남 천안에서 열린 첫 국정보고대회에서부터 시작됐다. 박형준 청와대 정무수석이 세종시 수정안을 설명하던 도중, 친박계인 김태흠 보령-서천 당협위원장이 단상 앞까지 나와 "당론은 세종시 원안이지 않나. 우리 보고 총알받이를 하라는 거냐"고 고함친 뒤 지지자 50여명과 함께 퇴장한 것.

이후 친박계 이경재 인천시당위원장, 서상기 대구시당위원장, 유기준 부산시당위원장 등도 국정보고대회가 세종시 홍보의 장이 된다면 개최하지 않거나 연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립 성향인 권영세 서울시당위원장도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아직 당론이 확정되지 않았고 반대 의견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 당 지도부가 나서 당원들에게 한 쪽(수정안)에 대한 일방의 입장을 주입식으로 홍보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은 국정보고대회를 중단하는 방침을 검토 중이며, 다음 주 월요일(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종 방침을 결정할 예정이다.

조해진 대변인은 "일부 시도당위원장들이 '당 입장이 통일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회를 여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문제제기를 했다"며 "내주 월요일 최종 방침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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