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 태권도는 살아남고 레슬링은 퇴출..왜?

효자 메달 종목인 국기 태권도가 올림픽 핵심종목(core sports)으로 살아남았다. 태권도가 무난하게 올림픽 핵심종목에 포함된 이유는 태권도가 올림픽 종목으로서의 문제점을 스스로 반성하며 인정하고 이를 고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중단없는 개혁'이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평이다.

이와 같은 사실은 세계태권도연맹(WTF)의 조정원 총재가 부임한 2004년 6월부터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국기인 태권도가  '한국인만의 태권도'에서 '세계인의 태권도'로 변화하기 위해 '중단없는 개혁'에 박차를 가했기 때문이다.

이어 WTF는 아테네올림픽이 끝난 뒤인 2004년 11월 개혁위원회를 출범시키면서 약 200쪽에 달하는 개혁보고서를 작성해 세계적인 운동 종목으로 환골탈태하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제시했다고 한다.

태권도가 지금까지 올림픽 종목으로 지닌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로 내다봤다. 누구나 공감하듯 재미없는 경기방식과 꼬리표 처럼 따라붙었던 판정 시비라고 말 할 수 있겠다.결국 뼈를 깎는 개혁의지로 끝임없이 변신한 태권도가 2012 런던올림픽에서 이 두가지 문제점을 보란듯 떨쳐내며 올림픽 종목으로서 우려를 한방에 날려버렸다. 차등점수를 도입해 최대 4점까지 낼 수 있는 새로운 경기 방식은 박진감 넘친 묘미를 안겼다는 후문이다.

판정 시비를 막기 위해 올림픽에서 처음 도입한 전자호구 시스템과 즉석 비디오 판독시스템 역시 호평을 받았다. 2004 아테네올림픽에서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이 관전하는 가운데 볼썽사나운 판정시비로 얼룩졌고,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선수가 주심을 폭행하는 사상 초유의 불상사까지 일어났던 태권도는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공정한 심판 판정으로 다른 종목의 모범사례로 인정 받았다.

태권도의 글로벌화도 올림픽 성적에서 그대로 입증됐다. '한국의 태권도'에서 '세계의 태권도'로 자리잡았다.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전체급 메달의 목표는 이루지 못했다.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 정목으로 채택된 2000 시드니올림픽이후 한국이 출전 네 체급 전원이 메달을 따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지금까지 세 차레의 올림픽에서 모두 12개의 메달(금9 은1 동2)을 딴 가운데 이번에 여자 67kg급 황경선(금)과 남자 58kg급 이대훈(은)이 메달을 따냈을 뿐이다. 태권도에 걸린 총 8개의 금메달을 8개국이 나눠 가질 정도로 실력 평준화가 두드러졌다. 메달을 따낸 나라는 모두 21개국에 이르렀다.

뼈를 깎는 의지로 단행된 태권도의 중단없는 개혁은 IOC 올림픽프로그램위원회에서 호평을 받았다. 총 39개 항목에 걸친 다면평가에서 태권도는 런던올림픽 26개 종목 가운데 우리의 우려와는 달리 상당히 높은 점수로 상위권 종목으로 평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IOC 집행위원회도 핵심종목 선정에 근거가 되는 IOC 올림픽프로그램위원회의 보고서를 인정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우리의 메달 밭이라고 자신하던 레슬링이 퇴출 된 것은 우리 올림픽 선수단에게도 커다란 충격이며 향후 올림픽 상위 진입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