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인'분열위기 당을 위해 털고 가야한다는 보고서 검토

민주통합당 대선평가위원회가 문재인 전 후보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는 내용을 최종보고서에 넣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분열 위기에 놓인 당을 추스르기 위해서는 후보 본인이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털고 가야 한다는 민주통합당 대선평가위원회의 논리에 따른 것이다.

민주당의 핵심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민주당 "대선평가위원회가 전국을 다니면서 조사한 결과 이길 수 있는 선거에서 졌다는 다수의 여론이 많다"면서 "위원회 토론 과정에서 후보가 직접 책임지지 않으면 안 되고, 책임을 물으려면 문제인 전 후보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해야 한다는 쪽으로 논의가 좁혀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상진 대선평가위원장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대선에 책임 있는 분들이 '내 탓'이라고 고백하고 용서를 구해야 상처받은 민주당을 치유할 수 있다"면서 "아직 '내 탓이오'라는 고백이 어디서도 나오지 않고 집단적 무책임이 도처에 퍼져 있는 도덕불감증이 팽배해 있다 면서 이것을 넘어서려면 책임 있는 사람이 고백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문 전 후보를 비롯한 친노·주류 측의 책임 있는 태도를 촉구한 것으로 보여진다.

한편 대선평가위원회가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도 이 같은 분위기가 잘 반영됐다. 당 소속 국회의원과 보좌진, 당직자, 광역의원 등 592명에게 대선 패배의 원인을 물어본 조사에서 문 전 후보가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지금이라도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응답은 21.3% 였다.

하지만 이에 대해 대선평가위원회는 "문 전 후보의 의원직 사퇴에 대한 주장은 민주당 안에서는 큰 호응을 얻지 못하는 것으로 나오지만, (3월 중순에 시행될) 전국 국민의식 조사 결과와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고 사료된다"고 분석해 여지를 남겼다.

조사 결과 지난해 총선과 대선 패배에 대해 '내 탓이오'를 고백하지 않는 집단적 무책임이 당 지도부에 퍼져 있다는 항목에 응답자의 91.2%가 '그렇다'고 답했다. 대선 당시 문 후보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 비해 결단의 리더십이 약해 선거에서 패배했다는 지적도 58.8%에 달했다.

당의 경쟁력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민주당이 수권 정당으로서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는 질문에는 90.4%가 동의했다.

한상진 대선평가위원장은 "지금의 민주당은 위험하고 무너질 조짐도 있다. 말이 앞서서는 안되며 책임있는 행동으로 진짜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또 그는 '안철수 신당'에 대해서는 "민주당도 자신만으로는 승산이 없고 '안철수 현상' 안에 잠재력이 있다는 것에 동의한다"면서 대선전 단일화 과정에서 양측의 신뢰가 무너졌는데 대화를 통해 앙금이 풀리면 좋은 가능성이 생길 수도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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