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는 없는데 강풍까지…'



9일 경북 포항 도심에서 대형산불이 발생한 가운데 부족한 장비에 강풍까지 겹쳐 대혼란을 겪고 있다.

전국에서 동시다발로 산불이 발생하면서 동원 가능한 진화용 헬기가 모두 출동해 포항지역에만 집중 투입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초속 10m 이상의 강풍까지 겹치면서 현장에 있는 소방대원, 공무원 등 수천명의 인력은 진화에 엄두도 못내고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포항지역에 출동한 헬기는 오후 7시 현재 총 6대. 이 중 민가까지 태운 북구 용흥동 산불에 동원된 헬기는 고작 3대다.

나머지 3대는 비슷한 시각 남구 우복리 산불에 동원됐다.

오후 늦게 불이 나는 바람에 3시간 가량 바쁘게 진화작업을 벌였으나 강풍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날이 어두워지면서 철수했다.

한 공무원은 "헬기가 큰 불길을 잡아야 사람이 접근해 잔불을 정리하는 데 날이 어두워져 헬기가 철수하면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산불진화에는 살수차 11대와 소방차 100여대, 인력(공무원·경찰·군인 등) 2천400여명이 투입됐다.



용흥동 산불은 이 시간 현재 인근 양학동, 우창동 등으로 번져 주민 수천명이 대피하고 우현동 아파트 2가구와 민가 등 11가구를 태운채 계속 번지고 있다.

불은 1㎞가량 떨어진 우현동 포항여중 뒷산까지 번져 산림당국은 불이 학교로 옮아붙을 것에 대비해 방어선을 치고 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지만 아파트가 밀집해 있어 연기와 그을음 등으로 상당한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또 시내와 인접해 있어 검은 연기가 도로와 주거지를 뒤덮고 있고 주변도로가 통제되는 등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하고 있다.

한편 같은 시각 남구 연일읍 우복리에서 발생한 산불은 3시간여만에 큰 불길이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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