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남미 출신 교황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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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억 신도들을 이끌 266대 교황으로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 아르헨티나 추기경이 선출됐다고 13일 로이터가 보도했다. 비(非) 유럽인 출신 교황이 나온 건 100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즉위명으로 '프란시스 I세'를 부여받은 베르골리오는 로마 현지시각 오후 8시 25분쯤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산 피에트로 대성당 발코니에 서서 이탈리아어로 "보내준 성원에 감사를 표하고 싶다"며 "추기경 형제들이 먼 곳에서 온 나를 선택해줬다"고 말했다.

비가 내리는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도들과 관광객은 라틴어로 "하베무스 파팜!"(교황이 뽑혔다)이라고 외쳤다. 우산과 국기들을 흔들며 "아버지여 영원하라"고 외치기도 했다. 로마 출신의 한 신도는 "마치 아기의 탄생을 기다리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베르골리오 추기경은 올해 76세로, 아르헨티나에서 경력 대부분을 보냈다. 로이터는 그에 대해 "타고난 협상가이며 균형을 잡는 데 탁월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남미의 사회적 불평등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는 등 사회 현안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자서전을 집필했던 작가는 "중도적인 성격이 강하지만 필요하다면 혁명도 불사할 인물"이라고 평했다. 지난 2005년 교황 선출 투표에서는 전임 조세프 라이칭거(베네딕토 16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표를 얻은 바 있다.

뉴욕타임스는 프란시스 1세에게 남겨진 과제가 많다고 전했다. 베네딕토 16세가 건강상의 이유로 조기 퇴진하면서 끝내지 못한 숙제들이다.

바티칸 내 금융 비리와 낙태·동성애·콘돔 사용·혼전 성관계·페미니즘·인간복제와 같은 사회 이슈도 미완의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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