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윤 금융위원장 한마디에 ‘벌벌’
신제윤 금융위원장 한마디에 ‘벌벌’
  • 권지나 기자
  • 승인 2013.03.19 13: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산은·우리·KB금융 대규모 물갈이 이미 시작됐다
▲ 신제윤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1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금융권 기관장의 물갈이를 공식적으로 거론하면서 금융권이 술렁이고 있다.

앞서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의 교체로 인해 금융권 물갈이가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대상자들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으며 임명을 둘러싼 묘한 반발도 감지된다.

신 후보자는 18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금융권 공공기관장의) 임기가 남았어도 필요하면 (대통령에) 교체를 건의하겠느냐”는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필요성이 있다면 교체를 건의 하겠다”고 답했다.

“(전 정권에서 임명된 금융기관장은)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보느냐”는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는 “그분들이 알아서 판단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는 직접 압력을 가하지 않아도 알아서 용퇴해야 한다는 뜻으로 비칠 수 있다.

그는 또 새 정부 국정철학과 맞는지, 기관장으로서 전문성을 갖췄는지 등 두 가지를 교체 필요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제시했다.

교체 여부를 검토할 대상으로는 △금융권 공기업 △공기업은 아니지만 금융위가 임명 제청하는 기관 △주인이 없어서 정부가 대주주로 들어간 금융회사를 꼽았다.

이에 금융권 대상자들은 “물러나라면 물러나겠다”는 반응에서부터 “언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전문성을 보겠다더니”라며 못마땅해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버티거나” VS “물러나거나”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친분으로 인해 그동안 금융권 ‘4대 천황’으로 불렸던 우리·신한·하나금융 등의 금융지주 회장들은 임기 고수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 측은 “임기를 지켜야 하지 않겠느냐”는 입장이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측은 민간 금융사라는 점 등을 들어 거취 논란에 휩싸이는 것 자체를 불편해했다.

7월 임기를 마치는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주변에 “회장을 정하는 것은 정부가 아니라 주주”라고 언급했지만 최근 ‘사외이사 사태’와 ‘ISS 보고서’ 논란에 휩싸이면서 거취가 불안한 상태다.

장관 출신인 강만수 산은금융 회장은 정권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알아 조만간 용퇴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주변의 관측이다.

강 회장은 평소 직원들에게 “정부에서 유임이나 교체를 명확히 지시하기 전에 먼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것은 공직자의 자세가 아니다”는 얘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신 후보자가 “알아서 하라”는 뜻을 밝히면서 강 회장 등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게 됐다.

◊“국민주 방식 제외”…합병 가능성 시사?

신 후보자는 우리금융 측의 민영화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국민주를 빼고 다 검토하겠다”고 답하고, 금융회사의 덩치를 키워야 경쟁력이 생긴다는 메가뱅크론에 대해서도 찬성 입장을 재확인했다.

‘국민주 방식을 제외하면 합병에 무게를 두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 방안도 열어놓고 있다”고 했다.

다만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르면 외국 금융지주회사 인수는 가능하지만 외국 사모펀드(PEF) 등은 어렵다”며 외국자본에 의한 인수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다.

또 국내에 우리금융처럼 덩치가 큰 금융사를 인수할 만한 주체가 많지 않기 때문에 KB금융지주가 다시 후보로 거론될 가능성 있다.

신 후보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창조경제를 위해서는 정책금융과 자본시장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산은금융지주 민영화에 대해서는 “민영화에는 장단점이 있다”며 “금융이 실물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정책 기능이 필요하다”고 답하는 등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는 산은금융그룹 관계자들이 ‘기업은행 모델’을 희망할 때 제시하는 논리와 일맥상통하며,정부 지분을 모두 내다 팔면 정책금융의 기능이 약화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산은금융지주는 최근 기업은행처럼 일부 주식을 공개(IPO)하되, 정부가 대주주로 남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내부 컨설팅 보고서를 금융위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신 후보자는 “정책금융공사와 산은금융지주 산업은행 대우증권 등에 대한 지배구조를 생각해 보겠다”며 지금까지의 민영화 추진 구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민행복기금?…사회보장 차원”…반드시 실현

신 후보자는 이날 “금융시장은 탐욕의 본능이 두려움을 압도할 때 비이성적인 거품이 생기고, 허망한 거품의 실체가 드러난다”며 실천 방안으로 충분한 외화유동성 확보, 가계부채 등 잠재적 금융불안 예방을 거론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엄단 의지를 밝힌 주가조작에 대해서는 “취임하면 가장 먼저 불공정거래 대책위원회를 주재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청문회에서는 대통령의 가계부채 공약인 ‘국민행복기금’이 쟁점화 됐다. 18조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금융채무불이행자(신용불량자)를 구제하겠다는 공약의 현실성과 함께 신규 채무불이행자와의 형평성 문제 등이 언급됐다.

이에 신 후보자는 국민행복기금에 대해 도덕적 해이나 역차별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이를 감수하고라도 시행해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도덕적 해이 문제와 역차별 요소가 있지만 사회보장 차원에서 이해해야 하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또 “어쩔 수 없이 발생한 채무불이행에 대해서는 정부가 해줘야 할 부분”이라며 “일각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신용회복기금 자금으로 운영하면 기금이 정부 재정에 부담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설계하는 것은 재정 부담이 없는 것으로 하고 있고, 재정 부담은 국민 세금인 만큼 가장 마지막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과 주식교환을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금융은 신뢰”라며 “5년 독립경영이 보장되도록 하겠다”며 충청은행 등 지방은행 설립에 관해서는 “검토하겠지만 어렵다”고 답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